귀농/옥녀봉 아래 머물기
오월 초하룻 날 아침 풍경
後凋1
2007. 6. 15. 09:39
엇저녁 술에 취해서 동창문을 열고 겨울이불을 덮고 잣더니, 싱싱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기분좋게 잠이 깼다. 열어 젖힌 동창을 향해 앉아서 아침 명상을 하고, 오늘 계획을 책상에 앉아서 메모를 한 뒤, 자전거를 타고 그제에 이어서 작천2리 마을길을 따라서 옥녀봉 고갯길을 오른다. 이른 이웃 농부들이 논밭 여기저기서 작물을 돌보고 있다. 점점 더 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힘겹게 고갯길을 오르며 새삼 내 몸무게 내 육체가 머릿 속 가득한 속된 욕망과 탐욕과 함께 십자가임을 깨닫는다. 힘겹게 고갯길 페달을 밟으며.
고갯마루 조금 못 미쳐서 저위의 마루를 보며 숨을 헐떡이는데, 저만치 앞에서 꿩새끼가 '쪼르르' 아스팔트길을 가로질러 건너간다. 잠시 후 또 한 놈이 '쪼르르' 조금 전 간 놈을 뒤 따른다. 몇 번을 더 페달을 밟아 부근에 이르니 '푸드득!' 하고 까투리란 놈이 날아 오른다. 시골 한적한 산야를 걷다보면 이 꿩이란 놈이 갑자기 '푸득득!'하고 날아오르는 바람에 깜짝 놀라고는 한다. 그리고는 놈이 "놀랬지!"하고 놀리기나 하듯 껑껑대며 날아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