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4.10.
4.3. 금 아침에 나가서 어제 멀칭을 마무리한 두 이랑에 감자를 심었다.
4.4. 토 한경대 가든닝 과정을 다녀와서 모처럼 뽀식이를 데리고 한천뚝방길을 걷는다.
일산 양우건설의 "내안에"아파트"에서 여기 안성의 공도읍 임광 "그대가"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처가 "내안에 그대가"를 상기시켜줬다.
한천 뚝방길 걷기. 천천히. 이곳에서의 새로운 즐거움이다.
4.6. 월 상추, 쑥갓, 시금치를 파종하고, 쑥이 무성히 자란 이웃 묵은 땅을 2평정도 더 파 일구었다.
뚝 아래 일전에 자동차 바퀴가 빠져서 애를 쓴 구덩이에 물이 고인 것을 발견하고 바로 옆에 이웃한 하수정을 들여다 보니 야채밭에 물을 주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것 같다.
4.7. 화 중앙대 평생교육원에 다녀오는 길에 후문에 있는 야콘농장에 들러서 상토와 모종판을 얻어와서 저녁에 호박 근대 케일의 모종을 모판에 심었다.
며칠만에 텃밭으로 나가는 길, 아파트 앞 한천 위로 아침해가 희뿌연 연무 속에 떠오른다.
한천의 보는 물안개를 수면 위에 걸친 채 잔잔하다. 물오리들 아직 아침잠에서 안 깼다.
파종한 야채밭에 물을 주고 고추밭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엎는데 저만치 이웃 백구 뒤로 잡풀 언더에 장끼란 놈이 눈에 띤다.
조금 다가가도 안 달아난다. 더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다른 날도 있지'. 하고는 뒤돌아 선다. 놈이 편안함을 느껴야 다음에도 또 포즈를 취해 줄테니까. 놈이 나를 그저 주위의 한 부분으로 알면 더 가까워 질 수 있을게다.
서편 소나무 숲에 이제 막 광휘를 띠기 시작한 해가 걸려있다.
아주 천천히 쉬엄쉬엄 고추밭으로 쓸 이랑을 만들기 위해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내고 사진반 강의에서 들은 초점맞추기 공부를 한다고 1~2m간격의 돌에 초점을 맞춰가며 사진을 찍는데 여의치 않다.
그래서 농후퇴비포대를 일정간격으로 옮겨다 놓고 다시 시도. 그래도 잘 안 된다. 똑딱이의 한계
오늘 작업량 완수!
4.10. 금 보름날 아침
관정에서 물을 퍼다 채마밭에 물을 주고 주위에 쥐불을 놓고,
고추밭을 만들 땅을 파 일구었다. 허리를 다치지 않기 위해 아주 천천히 쉬엄쉬엄 일을 해 나간다. 힘들면 파엎은 흙덩이 사이의 돌을 주어내며 숨을 돌리고 주위의 새소리도 듣고, 저만치 마른잡풀 속에 몸을 숨기고 무얼 하는지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 않는 장끼란 놈을 흘끗흘끗 쳐다보며. 머릿 속으론 이 텃밭농사가 끝날즈음의 본격농사를 구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