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안성 공도성당 윷놀이 풍경
오늘 대보름이다. 오늘은 공도성당 윷놀이 대회가 있는 날이다. 10:30분 교중미사가 끝나자 엇저녁부터 각단체의 자매님들이 미리 준비한 푸짐한 점심메뉴를 1층 강당과 주방에 이어진 공간에 채려 놓으셨다. 1년전 처음 이곳에 이사를 와서 첫 미사를 드리고 생각지도 않은 맛있고 정갈한 점심을 맛나게 먹은 기억이 새롭다. 도시의 큰 성당과 비교하여 가족과 같은 분위기에 푸짐한 먹거리가 인상적이었다. 도시 성당에서야 기껏 오뎅국이나 소면이 고작인데, 이곳은 소고기국에다 돼지고기두루치기 각종 산나물에 동치미 후식 과일까지...정성을 다한 다양한 먹거리가 인상적이었다. 미사를 마치고 우루루 몰려나온 신자들이 그러나 질서정연하게 나이드신 분들부터 차례로 식탁에 마주앉아 이른 점심을 드신다.
주차장에 파킹한 자동차가 앞 뒤 옆으로 꽉 막혀서 자의반 타의반 정성들여 차려주신 점심을 먹고 ...
척사대회 윷놀이 판이 벌어진 성당 뒷 마당을 돌아본다. A조 B조로 나뉘어서 성당의 각 단체들과 지역이 토너먼트로 경합을 벌인다. 윷판이 놓여지고 말들이 대기하고 윷이 날릴 판이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윷놀이 대회 사이사이 즐거운 먹거리, 막걸리와 부침개를 제공할 병참기지 천막도 세워지고...
왁작지껄 와글와글 어수선한 중에 일찍 관중석에 질서있게 자리를 잡으신 원로자매님들이 경기진행을 기다리신다. 포근한 날씨다.
장터마당같이 시끌벅적 와글와글 웅성웅성. 대진표를 확인하고 전의를 가다듬는 각 팀들의 화이팅! 모습에 활기가 넘치는 교회마당
무질서한듯 보이던 마당이 잠시 후 진행요원의 리드에 따라 여기 저기 판이 벌어진다.
드디어 윷이 공중으로 나르고 말이 윷판 위를 달린다. 잡고 잡히는 추격이 시작된다. 와! 와! 함성과 환호가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아쉬움에 신음소리도 곁들여지고 .. 에구머니나..
윷을 감아 쥔 모습이 세련된 자매님. 여러 번 던져보신 경력이 느껴지는 손 매무새다.
아싸! 으랏차! 그냥 한 번 휘 돌아보고 집으로 돌아오려던 차에, 여기저기 밝고 천진스런 너무도 자연스런 교우들의 즐겁고 다양한 여러 표정들에 마음이 끌려 카메라를 꺼내 연사모드를 선택하여 장면을 잡아보는데, 앵글이 잘 안 나온다. 좀 더 좋은 사진을 만들기에 디카로는 한계도 있고... 아쉽다. 환호하고 깔깔 웃고 손뼉치며 좋하는 천진스런 어른 아이들의 모습을 놓치고 말아서...
이 자매님의 표정이 참 다양했는데 아쉽게도 다 놓치고 말았다. 신명이 대단하시다.
으쌰! 으쌰! 모가 터지고 윷이 나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엉덩춤이 절로 난다.
일찍이 막걸리와 부침개를 준비하고 자리를 폈지만, 어느새 윷판에 정신이 빠져서 파리 날리는 술판
걸로 잡고 가신다고요? 어림도 없는 얘기...
여기요 여기! 심판관 이 거좀 판정해 주세요.
신부님도 한 번 멋지게 던지셔야 할텐데. 두 모 세 윷에 토로 잡고 다시...
꿈도 야무지게... 모를 던져얄텐데.... 헌데 한끗 차이가 토끼인거 아시지요?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가셨다. 잘 날려야 걸 아님 개... ㅋㅋㅋ 그 다음은 상상...
따끈따끈한 김치전도 뒷전이다.
말을 잘 써야 하지. 두동으로 업어 업어... 윷으로 업고 걸로 달려...
으랏차!
얌전하게 우아하게 내 던진 자매님의 윷은 떼구르르르...와! 모다 모!
토끼 확정에 아직 하나가 미정... 개로 잡고 갈 수 있을까? 시선 집중
맵시있게 손목에 스냅을 넣어서 아랏차차!
으랏차! 윷을 던진 후 우아한 뒷 동작 마무리까지. 오늘 윷놀이 대회에서 가장 멋진 폼을 보여주신 형제님
한 모에 다시 으랏차 ! 모---다.....
아자자자자! 가장 높이 던지신 형제님.
온몸으로 던지신 자매님!
와! 모다...
에구구구 토끼네.
와! 두동이를 잡았다
다 돌아서 먼 길 돌아와서 잡혀버렸다. 그대의 기쁨이 내 슬픔. 내 기쁨이 그대의 슬픔. 죽고 넘어가는 말판 위의 비정함. 아 ! 좋은거. 우리 팀이 이겼다! 이제 아무 걸 던져도 괜찮느니라.
자매님은 아이고 좋아 죽겄는데 우스워 죽겄는데, 형제님은 감정조절에 표정관리에 실패 중이시다..
으와! 토끼를 던져도 이기니 이를 우짜나 그래...
이젠 승패를 떠나 형제님도 함께 승리를 축하하며 활짝 웃으시네...
와! 이겼다. 손자와 하이 파이브.
윷이라야 두 동을 잡을 수 있어.. 윷이야 윷
꿈도 야무지셔... 아무나 윷을 던지나?
거 봐요. 개다 개.ㅋㅋㅋ
마당 가득 들어선 신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할 막걸리와 부침개는 차질없이 바지런한 세 분의 자매님들 손에서 맛나게 구어지고..
미처 부치기도 전에 주문이 쇄도한다. 막걸리 한 병에 3000냥 2병에 오천냥! 부침개는 공짜! 아닌가? 아님 말구
와! 맛있게 생겼다.
맛있는 먹거리를 부지런히 만드시는 자매님들의 손이 아름답다.
어느 새 흐릿했던 하늘 중천에 해가 반짝 났다.
날아라! 윷이여, 우리 팀의 바램을 담아 모가 되고 윷이 되거라..
자! 자! 한 잔들씩 마시고요... 푸짐한 나눔이 이어지는, 해서 부족함이 없는 질펀한 윷마당이다.
올 한해 공도성당 모든 신자들의 건강과 평화. 그리고 서로의 우정을 위해!... 공도성당 신자들이 다 함께 보다 성숙한 신앙공동체로의 발전을 위해...
그렇게 그렇게 웃음 가득한 윷놀이판이, 정겨운 술 자리가, 따스한 겨울 햇살 아래 무르익어 간다.
공도성당 척사대회의 이모저모가 빠르게 전파를 타고 세계로 전송되었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