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천안연암대 귀농교육

7주 차: 시설하우스 짓기

後凋1 2010. 10. 10. 19:14

 10.4. 월 12~18 흐리고 비온 후 갬

   아침 포장으로 가는 길, 다시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반갑지 않은 가을비.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이내 후두둑둑 비닐하우스를 요란하게 두드리며 세차게 내린다.

  요란하게 하우스를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 속에 잡초방제 작업.

  『 조아유』친환경 살균제. 비싼 농약을 사기보다 사용방법등을 잘 익히고 배운 지식으로 직접 조제하여 쓸 수 있어야 한다.

  오이의 생육이 저온피해로 아주 더디다.

      가공산업 현황과 전망.   농산품 가공사례  '후라이 사과절편'

  오후시간, 섬잦나무 사이로 구름이 걷힌 푸른하늘이 드러난다. 하우스 지을 수 있겠지...

  룸메이트 재경 노총각. 얼굴팩을 하고... 요즘은 남성도 가꾸어야 한다고....

  허용사장님, 세탁실에서 빨래하는 홀아비 허접스런 모습을 디카에 담는 걸 허용하신다.

그 나이에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미끌 넘어져도 털털 털고 허허 웃고.  말수 적고 사람 좋은 허용사장님, 때로 핀치에 몰린 궁색한 때에도 예의 그 재치와 유머로 좌중을 웃기며 자신을 낮춘다. 그저 한 발 뒷 전에 서서 분위기 맞추며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나이드는 지혜를 아는 멋쟁이.

 

 

“내일 하우스 실습! 장화를 지참하시로 강의장으로 8시50분까지 모여주세요.“ 김동걸    휴대폰에 메시지가 떴다. 그래 조금 땅이 질다고 집짓기를 포기해서는 안 되지...

 

10.5. 화  10~20℃  맑음

  새벽 산책길에 버섯재배사 실습실 과실주 저장고를 찾았더니,  에그!  손 탓다.

  버섯재배사 실험실 각종 실험기자재가 갖추어져있다. 새로 구입한 디카를 파노라마모드에 놓고 차-알 칵.

 

  요즘은 디카 성능이 많이 좋아졌다. 셔터스피드 우선 모드 1/750s  물방울이 잡힌다.

  1/20 sec 모드.  기계는 인간의 인식기능을 보완해 준다. 때로 무심히 셔터를 누른 것에서 내 감각이 감지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는 한다.

  화살나무잎이 제일 먼저 예쁘게 물들고 있다.

 

 

  김진복학우가 떠난 자리. 정회택형이 수행의 과정에서 익힌 수련의 기예로 그동안 익힌 것을 정확하게 전수해주고 있다.

 

 

  

 

 

 

 

  오늘 하우스짓기를 지도해 줄 이성룡 팀장.

 

 

 

 

 

  하우스 짓기에 필요한 부품과 기자재에 대한 간략한 설명에 이어서

 자재를 하우스 설치장소로 옮기고 있다.

 

  자르고 재단하고 연마하고

 

 

  아직 물이 잦아들지 않은 급히 모래를 섞은 황토 땅 위에 파이프를 밖고

 

  수평계도 없이 무른 땅에 일정치 않게 박힌 파이프에 고르게 횡대파이프를 설치해야 한다. 난감하다. 어떻게? 달랑 모형도 한 장을 가지고 25명 하우스 설치작업 초짜 교육생들이 작업을 진행한다. 우려와 의구심의 시선을로 작업과정을 바라보고 있는다.

 

 

 

   레고의 조각맞추기처럼 수평 수직만 맞추면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도 있을 듯. 때로 의견이 분분 배가 산으로 갈 듯 하다가도

 여럿의 지혜가 모여, 조금은 더딘 진도로 어지간히 모양을 갖추어가는 골격. 오전 작업 여기 까지... 

  이곳 교정의 화살나무는 생육상태가 좋다. 토질이 이 수종에 맞는 듯 하다. 봄날 홑잎나물 채취하러 봄나들이를 천암학원으로 오는 것도 괜찮을 듯... 제일 먼저 붉게 물들고 있다.

  오전 내내 휴식도 없이 열심히 일을 하고 보니 피곤하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조권열형은 한밤중 90kg 거구 재경형이 2충에서 끙- 돌아 누우면 위기감을 느낀다는 우리들 잠자리.

 오후 작업이 재고 힘찬 젊음의 손길과 일머리를 아는 몇몇 학우들을 중심으로 속도를 낸다.

 

 

 

  재경 총무, 교문 밖 사식 농주까지 참으로 조달했다.

 

 

 

  늘 지나치며 배추와 오이 고추를 심고 가꾸던 재배포 비닐하우스를 다시 찬찬히 살펴본다. 늘 건성으로 바라보니 백번을 드나 들어도 막상 그 구조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법.  마치 들에 핀 이름모를 꽃에 찬찬히 눈길 주지 않으면 그저 익명의 들꽃으로 남아 있고, 평생을 함께 지내는 우리 가족구성원의 저만의 아픔이나 고통을 사랑과 관심의 눈길이 없으면 끝내 알아채지 못하는 것처럼...

 몇 차례 왕복하며 눈동냥과 컨닝을 통하여 구조를 익히고 다시 돌아와서 설치에 도움을 받는다.

 

  해가 짧다. 아침 9시부터 6시 까지 꼬박 일했는데 겨우 골격작업을... 그 마저도 마치지 못했다.

우왕좌왕 이게 옳으니 저러니 하며... 때로 시행착오도 좋은 공부거리. 달랑 도면 하나로 처음 하는 일을 이만큼 이뤄낸 동료학우들이 한편 대견하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서녘으로 지는 해가 붉게 황금빛 마지막 광휘를 내뿜으며 스러져 갔다.

 

10.6.  11~22 ℃ 음력 8.29 그믐달 해뜸: 6:31 해짐: 18:09

  새벽 숙소를 나서서 계사쪽으로 가며 동녘 그믐달을 담아보려니 쉽지 않다. 삼각대가 아쉽다.

 

    어제 늦게까지 작업한 하우스 골격

  이웃 세 동은 6명의 재학생들이 가로 횡대철구조물만 조립해 놓았다.

작업과정별 도면, 작업내용 안내서, 구조 자재의 일괄 절단작업. 조립위치의 표시, 분업화된 작업조... 뭐 이런 것들이 얼핏 머리에 떠오르는 부족했던 것들...  25명의 무작정 작업. 뭐 그렇게 정리가 된다.

  어쨋든 작업은 마쳐야 한다. 예정에 없던 시간을 조정하여 이틑날 오전 시간을 이용하여 일머리가 튼 익숙한 손길들이 위주가 되어 어제의 작업을 이어나간다.

  오늘 아침도 작업진행에 의견이 갈려서 다소 우왕좌왕. 이런 때는 그저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게 낳다.  대머리 분위기 메이커 허용사장님 어느 새 키높이 사다리 위에서 안정된 포즈를 완성한다.

  그럭저럭 앞 뒤 출입문 설치작업이 완료되고 이어서 마무리 비닐 씌우기 작업이 진행된다.

 

 

 

 

  오전 내내 부지런히 한다고 했지만 손에 익지 않은 일이라, 진도가 느리다. 아직 잔 마무리 작업이 남았다.

 

   쭉쭉빵빵 하늘을 향해 뻗은 튜울립나무 숲에는 은행나무도 느티타무도 덩달아 쭉쭉빵빵으로 자란다. 자칫 옆으로 퍼지다가는 삶의 관건인 태양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웃을 잘 만나 같이 클 수도 있고... 때로 이웃을 잘못만나 피곤하기도 하고...

 

 10.7. 목 12~24 음력 8월 그믐날

  새벽 산책길 재배포로 가는 길 양옆에 늘어 선 섬잦나무 저놈이 저년을 짝사랑하나 보다. 분명 나무에게도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지능이 있고 서로간의 컴뮤니케이션이 있다고 생각된다. 어떤 개체가 여럿 모여 있을 때 더 잘 자라고 홀로 떨어져 있는 개체는 건강하지 못한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하루 하고 반나절... 스무나뭇 명이...ㅋㅋㅋ

 

  축사쪽에서 바라 본 연암터. 일출.  축사 관리인이 출입금지를 통고한다.  이젠 이 멋진 일출은 대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뒤가 무겁다. 부지런히 숙소로 돌아와 잘 부려놓았는데, 그만 산지 이틀뿐이 안된 디카를 변기에 빠뜨리고... 하루 지나서 A/S센타를 찾으니 견적이 무려 15만원...

 

  재경 카메라로 더 깊게 물들어가는 화살나무 단풍을 담는다.

 

 결구(結球)중

  아침 재배포실습시간 정리.  포장의 작물재배도 시행착오를 통한 지식습득이 있을 듯.

  한경대 조경가든대학과정 동문 김미숙씨 만학도. 열심히 젊은이들과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과정은 좀 체계적이다.

   오후, 햇살 비껴드는 강의실 옆 금잔듸 위에 벌렁! 누워...

사랑하는 그녀와 밀어를 나누는가?  영찬 아우

  저녁을 먹고 숙소를 돌아서 간장담그기 실습동으로 가기 위해 숲으로 들어서니,  잠시 그믐밤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운 태초의 암흑. 아! 그 어둠이 좋다. 

행복하다.

 실습실 발효주정으로 깨끗이 손을 닦고...

  소금물에 담가 두었던 메주를 꺼내어 으깨고

  걸러낸 소금물은 불에 졸이고,

  으깬 메주는 항아리에 넣어서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잘 다져준다.

  학생들이 년전에 담아서 맛이 든 고추장을 선물로 한 병씩 나누어주시는 황교수님

  3층 이웃 조리실습실에는 천안삼거리 음식축제에 출품할 요리를 만드느라 젊은 학도들이 밤을 잊었다. 아름다운 젊음

 

10.8. 금  陰 9月 초하루 庚寅年 丙戌月 辛卯日 12~23

  어제 졸업작품계획시간을 일부 할애하여 치마도리등 마무리 작업까지 일부 마친 비닐하우스 내부.

 이제쯤 닥치면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

  다음 주 월요일에는 국화꽃 망울이 활짝 피어나겠다.

  

 

   허용 사장님, '혀가 짧다' 노재덕팀장과 나란히 한 장 박아달라고 주문하신다. 영광입죠.

엇그제 비닐하우스 지으며 암수파이프 참  여러번 박았구만... 

 

  10. 9~10. 토, 일

   가을이 깊어간다.

뭉게구름에 파란 하늘이 높아만 가고 태양은 황도를 낮추어 집안 가득히 햇살을 뿌려 눅눅했던 집안 곳곳을 뽀송뽀송하게 말려준다.

  오랜만에 텃밭에 나아가 고구마가 잘 달렸나 확인 차 줄기와 멀칭피복을 걷어내고 한포기 들어올리니... 와! 대박이다. 이만큼의 1/2정도가 더 땅에 묻혀있다. 한 포기에 10kg이 넘게 달린듯 하다. 다음 주 주말쯤 서울과 용인에 사는 두 아랫 동서내외를 불러서 오랜만에 점심도 나누고  함께 고구마 수확의 즐거움을 나누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