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화천한옥학교

목수의 길-첫 주

後凋1 2011. 3. 20. 21:14

 

 

 3.14. 월

 

 

 

      내가 제일 연장자다.  막내는 아들 보다 한 살 아래인 이제 막 제대를 하고 어머니가 살고 싶어 하시는 한옥을짓기 위해 왔다는 24살의 익산 친구.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사람들.

  잠시 여유시간에 작업장에 올라가니 27기 선배기수들이 대들보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올겨울 유난히 매섭고 긴 추위, 영하 20도를 밑도는 1월 한달여간의 추위 속에서 치목작업을 하였다. 추위에 고생들 많이 하셨을 듯. 힘든 인내의 시기를 지낸 만큼 강해져 있을 그네들의 심신.

 

 

 

                  28기생들의 안식처 "成眞館"

   1,2층 침상으로 40명 정원에 29명이 이용하게 되었다. 각자 짐을 정리하고 휴식.

 

3.15.  화 흐림  꽃샘추위.

 

  새벽녘 아침식사를 하기 전 학교 뒷산을 올랐다. 계곡은 아직 얼어있지만 얼음 밑으로 졸졸 눈 녹아 내리는 물소리가 들리고, 이름모를 산새가 봄이 멀지 않음을 노래한다.

 

                                         '韓屋木手' 그 匠人 길을 열심히 修練할 것을 다짐하며

                                                          27기 선배 회장님의 격려 및 학교생활 안내.

                                      忠言 苦言  "初心을 잊지 말자"  "他人에 대한 配慮 "

 

                            호기심으로  한옥건축에 필요한 공구를 살펴본다. 선배기수의 땀이 밴 공구들이다.

                    박영환 담임교수의 강좌. 우리가 지을 가옥의 설계도면을 캐드를  통해 미리 살펴 본다.

  몇 번을 외워도 다시 잊어버리는 韓屋部材의 여러 명칭. 많기도 하다. 언제쯤 익숙해 지려는지...

박혜숙님의 안내로 한옥박물관 관람

 

3.16. 수 맑음  꽃샘추위 계속  -6℃~5℃

식기세척당번.  화천군으로 전입신고, 파상풍 예방주사 접종.

            60여명의 교육생 음식을 맛갈나게 만들어 주시는 한옥학교 주방장님

                                            식당 한 켠에는 체력단련장도 있고

           첫소임을 받은 청소조 조영철 장민 동기생, 옛 군생활의 식기세척경험이 있어선가 바로 능숙하고 잰 손놀림으로 식판을 닦는다.

  꽃샘추위가 몸을 움추리게하지만, 숙소 앞 양지바른 바람이 비껴가는 곳에는 어느 새 친숙해진 교육생들이 정담을 나눈다.

         2조 헤쳐 모여!  막내 이승규 학도는 어데 갔노?

   1조도 기념사진 한 장. 광주광역시의 이근일. 안성의 최건용. 안산의 안오상. 원주의 전헌주. 익산에서 온 막내 이문수 . 춘천의 황석만 단소 예비강사.

                  2조 조원들 다 밀쳐 버리고 홀로 한 장.  박한용씨

 

    1층 주거공간은 채광이 안 좋지만 그 나름대로 아늑하고 수납공간이 많은 듯 하다.  사는 곳은 정이 들면 그곳이 최고.

    28기 28살 이승규군. 간신히 막내를 면했다고...

   오경석 총무,  내무생활 군기반장의  점호?

 저녁 식사 후 1조 조원들과 함께 오음리 식당에 가서 명태매운탕으로 조단합대회 회식을 했다.

 

3.17. 맑음 -7℃~5℃

꽃샘추위 계속

 좌우의 기숙사동과 박물관동 위로 꽃샘추위에 차가운 날씨지만 따스한 봄볕이 찾아든다. 태양의 괘도 황도는 점차 고도를 높여가며 봄을 재촉하고 있다.

 새삼 눈여겨 바라보는 처마선

  

   법고당 대문 안에서 바라본 오음리 마을과 동편 산능선. 조망이 시원하다.

 

  법고당을 들어서서 바라본 "創新堂"   새로움을 비롯하다 시작하다.  그렇다 '목수의 길' 그 새로움의 길을 "創新"하는 곳이다.

  오후 현장견학.

    선배기수들이 지은 아름다운 한옥.

 

 

   아름다운 한옥의 처마선을 배경으로 28기 미남 '채규성'씨의 포즈

  사진애호가 김근일씨의 전문가적 슈팅 포즈.

 

  이어서 찾은 한옥학교 4기선배의 유곡산장.

 좌측 퓨전건물은 한옥학교 학생들이 짓고, 우측 10평 한옥은 동기생들과 함께 지었다고. 이집 주인은 또 우리들에게 서예를 전수해주고 계신다.

               한옥과 서양건축의 접합. 퓨전건축구조.

 

 

 

  '木手의 길'  그 초입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공구를 수령

 

 

  "初心을 잊지말고" "信賴하고 따르기"  "일을 머리로 하지 말고 몸으로 體得할 것" "技術을 自身의 것으로 만들기"

 박영환 담임 지도교수님의 배움의 指針들을 마음에 새긴다.

   저녁 전헌주씨와 윤수종공구장과 함께 중천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며 盞을 기울였다.

 

   밤을 잊은 그대.  韓屋의 探究.

 

 

3.18. 금 맑음  계속  최저기온 -8℃

 

   식사당번, 6:20 식당 계단으로 올라서서 숙사 지붕 위로 동편하늘을 본다. 아직 黎明.

 

   

                   한옥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고 한옥에 대한 많은 자료를 나누어 준 학구파 '노태형'씨 같이 식당 식기세척 담당을 하며 부지런하고 꼼꼼한 성격의 일면을 살필 수 있었다.

              내가 추천한 총무 오경석씨. 첫 주 바쁜 자치회의 일을 잘 꾸려간다. 기대 이상의 성실함과 적극성.

 요즘 젊은이들... 우째 다음 세대를 위한 창조산업에 무관심한지?  이해를 못 하겠다. 이리 잘난 젊음도...

큰일 났다. 손주세대 보기가 어렵다. 우리 노후는 우리가 미리미리 준비해두어야 한다.

                         막내이며 1조 조장 이문수.   기대하시라 족구장에서 그의 진가를...    

             내게 멋진 사진을 선물한 김근일씨, 한옥에의 열정에 결혼마저도 뒤로 미루었다.

 

        천한옥학교 특허의 벽체단열자재 시공모습

             박영환 담임교수와 현장에서 질의 응답을 나누는 교육생들 

 

           자치회의 연장자로서 나자신을 鼓舞시키기 위해, 治木長을 자원했다. "治木長" 참 멋진 이름이다. 여지껏 내가 쓴 감투중에 최고의 명예로운 직책이 아닐까 싶다.

 

  3.19. 토

  4월 첫주말 로타리를 칠 수 있도록 텃밭에 생석회와 腐熟퇴비를 撒布하였다.

 저녁까지 이것저것 밀린 일들로 하루종일 바빴다.

             저녁나절 이집주인 이상필씨가 집 뒤 인삼수확을 끝낸 밭에서 캤다는 냉이를 나누어주었다.

 

 3.20. 일

 

                           냉이국으로  촉촉히 대지를 적시는 봄비소리를 들으며 아침식사를 한다.

     담금소주와 현미식초를 사서 매실주를 담그고 친환경칼슘재재를 만들었다.  종묘상에 들러서 4월초에 파종할 씨앗(콜라비, 상추, 쑥갓, 아욱, 근대, 더덕, 강남콩,시금치)을 샀다.  저녁을 먹고 내일 새벽 식사당번을 위해 저녁 늦게 오음리 학교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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