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화천한옥학교

열다섯째 주- 불볕 더위 비 속 선자연 먹줄놓기 부자재 결속하기. 장마 시작

後凋1 2011. 6. 27. 00:25

 

6.20. 월 05:00 19℃~33℃

 폭염 주의보 그리고 주 중반 장마 예보.  허름한 월송리 집 옥상 방수작업은 마쳤지만 비 설거지를 해놓고 가얄텐데..   유촌리 가는 길 밤나무꽃 흐드러지게 피었고, 처음 매미소리를 듣는 아침.

 

대공 동자주마무리조, 전기대패조, 자동대패조, 선자연 피 벗기기 옹이치기 먹줄놓기조로 나뉘어 작업

 숙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속속 도착한다. 내 침상과 이브자리 살림살이 미몽관으로 난 창문

 


 
지난 주말 반입된 선자서까래. 먹줄을 놓고 재단되어 다시 평창의 제재소로 보내져야 한다. 네치 오푼의 서까래 규격이지만 추녀앙곡을 만들기 위해 열 치에 가까운 굵기의 부재가 소요된다.

 


 
너무 살이 많이 찐 선자년(扇子椽). 다이어트를 단단히 하고 다듬어져 추녀로시집보내야 한다.  部材의 건조정도에 따라 무게가 차이가 많다. 어떤 것은 네 명이 목도를 하고 날라야 할 과체중이다.

 

다섯 곳의 추녀를 만들기 위해 부재가 정돈되고 

     하루을 마감하고 공구를 나르는 '어이'아우님

 

 나는 불볕 더위 속 6명의 자동대패조에 속해 부연 깎기를 했다. 누군가 노가다격 일이라고 말했다. 그늘에 가만히 있어도 힘들다 . 일을 손에 잡는 게 더위를 이기기에 더 낳다.  그동안 몸이 많이 지쳤다는 느낌이다. 목 뒤가 뻐근하다. 몸이 아주 힘들다는 신호. 저녁 붓글씨 시간에 잠이 쏟아져 글씨도 못 쓰고 졸고 있다가 시간이 되어 숙사에 돌아와 잠에 떨어졌다.

 

6.21. 화   04:40 오늘 불볕 더위 기승...자외선 주의 19℃~32℃

새벽 치목장에 올라가 어제 선자연 재단하여 자른 나무토막을 차에 실었다. 맑은 하늘에 오늘도 폭염주의보. 파란 하늘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새벽달이 강당동 추녀곡과 30기 숙사 맛배지붕 사이에 떠있다

 동녘 죽엽산 능선 위로 고개를 내민 새벽햇살의 광휘, 오늘도 만만찮은 더위가 예상된다.

 

 법고당 앞, 까치수영.

 


  아침 8시 치목장으로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수불무산자락. 수불무산 정상에서 우편으로 내달린 능선은 처마의 안허리곡을 닮았다. 아니 처마의 안허리곡이 그리 완만한 산의 능선을 닮은 것이다. 한옥은 그리 주변 산하와 조화되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공구장에서 오늘 작업에 필요한 개인공구및 공동공구를 반출.

 더위 속에 힘든 일을 나누어 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협동심을 강조하는 이성수 회장

 선자연 먹줄놓기 요령. 밥통, 내목, 외목 ...  이곳 한옥학교에서 나는 열등생이다. 지금까지 이론수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 지능이 이 방면에서는 두 자리 숫자를 벗어나지 못할 듯. 한데 담당교수는 이분야 지능지수 130이상의 수재를 기준으로 이론교육을 하는듯 하다. 하여 모든 설명이 끝나고 "모르는 사람?" 하면 당연히 질문을 해야 할 나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본디 뭘 좀 아는 사람이 질문을 하는 법. 멀뚱멀뚱 내 눈빛을 보면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도 알게다. 게다가 "모르시는 분?" 하고 묻지도 않았을 뿐더러, 괜시리 수업진행에 판을 깨는 듯도 하고...

   먹줄놓기 시범

 

   도랭이

 

 

  다이어트목표 설정.

  오늘도 대략 대목 재목과 노가다 재목으로 일감이 분류. 나는 노가다 보조격이 맞는다.

 

  내가 속한 자동대패팀

 자동대패로 부연을 마름질. 네 면을 모두 마름질하여야 하니 네번 두 번 왕보한다.

 

그늘막으로 가려졌지만 뜨거운 햇빛 아래 선자년(扇子椽)의 허리라인과 머리 다리를 재단한다. 아름다운 곡선을 만들기 위해

 30기생들의 대팻날 갈기.  우리가 저 일을 차가운 꽃샘추위 속에서 했었는데 ... 어제일 같다. 

 대목의 자질에 정말 열심히 일하는 태형씨. 늘 겸손하고 ... 그를 통해 많이 배운다.

 오늘 간식은 나종균씨가 준비한 수박화채. 늘 다양한 간식을 준비하는 젊음들에게  감사한다.

  맞은 편 29기는 간식시간이 따로 없는 듯.   여유가 있을 듯하여 내가 수박화채 세 그릇을 나누어 주었다. 어느 코에 붙여 하며...

  이성수회장이 내는 보리빵 세 박스.  반 박스를 필호씨가 29기에 나누어 주었다.  나눔의 기쁨.   음식끝에 의리 상한다는 야그...

나눔에 따뜻한 정이 흐르는 게고...

 불볕 더위에 옥수수잎도 지쳐  늘어졌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아직 식지않은  염천의 해가 서녘으로 진다.  치목장으로 올라가는 길 한옆에 심겨진 산딸기 군락지에서 산딸기 따먹는 재미가 요즈막 한즐거움이다.

 

저녁 신규식씨가 밥맛이 없다며 외식을 권유, 몇몇 일행이 오음리에 나가서 닭갈비 막국수에 소맥으로 거나하게 취했다.

 

 6.22. 수 夏至 24절기 중 열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 18℃~26℃

  일출:05시07분 일몰: 19시55분 일조시간: 14시간48분

"오늘은 전국이 다시 장마권에 들면서 무더위가 주춤하겠습니다. 이번 장맛비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이어지는데 내일까지 중서부 지방에만 150mm이상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기예보-

 

 오늘 아침 홀딱벗고새(검은등뻐꾸기)가 주변 숲에 와서 아침을 열고 간다. 번뇌도 사랑도 미움도 미련도 홀딱 벗고 벗고 벗어버리라고...

평고대 작업.(3.2x2.8) 초맥이 이맥이. 서까래와 부연이 얹히고 개판과 이어질 닷푼짜리 홈파기 5푼 깊이 물매 다듬기.

 

아는 만큼 보이는 법. 붙임연(용어가 맞는지 모르겠다)이 추녀에 붙어있고, 이어서 초장 이장 이렇게 이어지는데, 초장이 있고 1장이 있고 ... 초단이 있으니 1단이 없고 2단부터라는 둥 논란이 이어졌는데...

추녀옆에 저리 반쪽 서까래가 붙어 있는 것이  오늘에서야 눈에 들어온다.

 잘 읶은 산딸기는 검붉은색이다. 살짝 손만 대도 톡 떨어져서 신맛이 다 가시고 달콤하다.

그는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산딸기 채취에도 선수다. 남보다 눈이 밝고 손은 재다. 한 웅큼 따서 '형님!' 하고 나누어 주고는 또 한 웅큼을 금새 땃다. 여남은 명이 딸기밭으 훑고 지나가면 없을 듯 한데 아직도 있다.  '김형중'씨의 말대로 각도를 달리해서 낮은 자세로 보면 잘 익어 손만 대면 톡 떨어지는 검붉은색의 농익은 산딸기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선자연 먹줄놓기가 마무리 단계

갈모산방 部材

 

 

 

'필호'씨 일머리를 바로 파악하여 일을 리드해 나간다.  2조의 단합을 과시하는데, 너무 튀는 듯하여 다른 조의 사기가 저상되는 듯. 바로 파악이 되었는지. 이제는 안 한다.  조별 경쟁이 바람직하지 못 한 경우가 많다. 

 자동대패팀의 조장격 김병국씨. 칼라풀한 두건을 필호씨로부터 선물받아 맵씨있게 착용했다. 자동대패팀 작업지시를 바로 이해하고 진두지휘. 젊음의 지휘 지도를 받아 일해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피자 간식시간

 

 다이어트 플랜에 따라 재단된대로 제재될 선자연이 평창산림조합 제재소로 가기 위해 화물차에 적재되고있다.

 요즘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더 이상 부담을 받지 않는다.

 29기 최경용 총무가 중도에 귀가조치 되었다.  학교 밖 회식자리에서 먹다 남은 술을 교내 냉장고에 보관하다가 교내 금주규칙에 어긋나 질타를 받고 교수와의 관계에서 상처 받은 모양이다. 울고싶은 놈 뺨 때린 격. 의지만 있다면 짐싸라는 질책에 불구하고  버티어 과정을 수료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7년 아래의 고교 후배인데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잠시잠시 지켜보았는데 아쉽다.

 김순안씨가 거제에서 멸치회를 가지고 돌아왔다. 붓글씨 강좌로 부득이 불참. 아쉽다. 오늘 그런대로 다른 날 보다 글씨가 조금 된다. 몇 글자는 마음에 그런대로 받아들여진다. 더 열심히 쓸 것.

 

6.23. 목  21℃~24℃

기예보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새벽 4시 잠이 깨어 화장실에 나갔다가 숙사문은 나서니 구름에 중천의 달이 바삐 중천을 지나간다. 달이 바삐 지나는 건지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는 건지... 잠시 누웠다가 일어나 앉았다. 처와 문자메시지 나누기.

 

 

 드디어 예보대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내려 구조물 안에서 모든 사람이 작업을 하자니 비좁다. 박공판을 잘라내고 마름질 하는 작업을 함께 했다.

    결코 젊음에 뒤지지 않는 체력, 근력 , 일욕심, 재능.  안삼영씨

     일 중독증의 두 50대 청년. 잠시도 쉬지를 않는다.

   잘 다듬어진 치목들이 '필호' '형중' 씨의 환상 콤비에 의해 운반하기 좋게 결속되어진다.

 
잠시 짬이 난 시간 직각자로 사진틀을 만들어 보는 필호씨

  나도 '어이'아우와 한 컷.

  창신당 앞 화단에 기린초가 비를 맞고 피어있다.

비가 내리는 저녘, 꿀꿀하다.  '어이'아우를 부추겨 학교 아래 주말반에서 만든 정자로 가서 개스등을 켜놓고 빗 속에서 술잔을 나누었다.  한 잔 술에 취흥이 돈다. 비 내리는 기분좋은 초여름 저녁이다.

  숙사에 돌아오니 오음리로 마실나간 교육생들이 많다.  늦은 시간인데 아직 많이 아오지 않았다. 열심히 일한 날 술발도 많이 땡기는 법.  상규씨는 일찌감치 한 잔 걸치고 돌아와 노트북 앞에 앉아서 오늘 공부 복습?

  늦은 밤인데 술꾼들의 잠자리가 많이 비어있다.

 

  오늘, 자재 묶기. 사래 깍기. .... 박공 깎기

박공 위에 올라가서 12자 정도 길이를 엔진톱으로 오랜만에 호기를 부리며 잘랐는데, 나이 먹어 일을 못한다는 열등의식의 발로?

조성준씨가 달려 와서 '형님 그렇게 하면 엔진에 무리가 가서 엔진톱 버려요!  ㅋㅋ 역시 너무 호기를 부렸나?다시 그의 충고대로 박공 위에 올라가서 두 번에 걸쳐 오가며 엔진톱으로 박공을 재단했다. 에그 오늘 처음 밥값 했나?

 

6.24. 금 흐림

화장실에 갔다가 숙사문을 나서서 바라본 設手堂 옆 측면이 수불무산 좌편 봉우리와 닮은꼴인 것을 이 신새벽 발견하고 미소 짓는다. 먼데서 쏙독새 소리. 5시 가까이 빗방울소리가 다시 거세지는데 호반새 울음소리. 새로운 새의 등장. 말하는 듯 지저귀는.

알아들을 수 없는 새의 지저귐. 그들의 언어에 익숙지 않기 때문이다. 개체를 보고 소리를 들으면 좀 쉬이 소리와 이름을 기억할 수 있으련만 좀체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숲속에서 지저귀는 깃털들의 야성. 언제쯤 좀 더 다가갈 수 있을까? 아름답게 살다 간 영혼이 깃들었을 듯 싶은 피조물, 새.


 아침 숙소 청소당번으로 숙소를 청소하고 한 시간 늦게 치목장으로 올라갔다.  비를 맞고 서있는 기린초 뒤 창신당을 배경으로 '어이' 아우를 불러세웠다.  

   천안 가는 시외버스 막차 17:10

 도리도 현장으로 가기 위해 결속되었다.

  사래팀이 바쁘게 사래를 깎고 있다.

  그의 대팻날. 

처음 대팻날을 가는 그때 이미 교육생들의 목수의 자질이 드러났던 것이다. 이제 뒤돌아보면.

유치원이전에 한 인격이 완성된다는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일맥상통의 언어들.

그는 그때부터 나와는 달랐다. 나는 영원한 딜레땅뜨.



 오늘의 간식 찬조, 김근일씨. 메뉴선택 오경석 총무. 늘 먹던 피자에서 '순대'가 왔다.  탁월한 메뉴'선택이라고 내가 칭찬해 주었다. 막걸리 한 잔이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한 순배 돌아가며 간식을 찬조하였으니 다음 주 중에는 내 차례가 되었나? 메뉴선택은 오총무에게 의뢰하면 되렸다.

  한껏 체중감량을 한 선자연 도착.

 이곳에 얹혀져 다시 재단되어야 한다.

 사래 옆 평고대( 이매기 )결구되는 곳을 따내는 작업에 착오가 있었다는 박교수의 지적. 다시 반복. 다시 의문

 공간감각이 무딘 나로서는 이해가 더욱 어려운데.  귀가길에 치목장에 올라가 화목으로 쓸 버림목을 차에 싣는데 박상규씨가 귀가길을 늦추며 치목장 사래앞에 서서 다시 점검을 하고 간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의 한 단면을 살필 수 있다.

 마음은 콩밭. 얼른 오늘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마음에 좁은 치목장 안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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