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첫 수확. 5.17.
주섬주섬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농장으로 향한다. 엇저녁 전에 베란다에 분수대를 만들 때 썻던 적벽돌을 박스에 담아서 차에 실어 놓았는데, 그 벽돌을 쌓아서 비닐하우스 옆 둔덕화단에 경계를 만들어야겠다.
6시 조금 넘었는데 농장 개근인 아오스팅 형제님이 이제 막 나오셨고,
잠시 후 가밀로 형제님이 걸어서 나오신다며 작업복 차림으로 밭에 나타나셨다.
새로 마련한 밭에 서리태를 심으려 이랑을 고르고 있는데 모세형님이 자전거를 타고 오셔서,
친구분이 농장분양을 원하신다고 하셔서 분양이 마감되었다고 말씀드렸으나
꼭 함께 하고싶은 눈치시라, C공동재배구역 5평을 사용하시도록 했다.
친구분 자매님은 열심히 성당에 나오시는 데 형제님은 아직 비신자라신다.
함께 땀흘려 일하는 가운데 선교운동도 겸하게 되려니 싶다.
벽돌를 날라다 화단 경계를 만들었다. 무엇을 심을까?
이번 주 일산 장에 다시 한 번 들러봐야겠다.
이제 농장을 개장한지 한 달 보름여 지났는데, 분양은 마무리되었고...
작물에 따라서는 수확의 기쁨이 따른다.
엇그제 레오비노가 열무를 다 뽑고는 무엇을 또 심어야 할까 고민하던데...
열무, 케일, 모종을 심은 적갓, 청정채등이 첫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가밀로 형제님과 아오스팅 형제님이 "씨앗값 본전은 뽑았어!" 하시며
열무를 포장비닐봉지에 하나 가득 씩 꽉꽉 눌러 담아가지고 돌아가신다.
나도 이웃 베드로밭의 케일보다는 덜 자랐지만
아침 이슬이 맺힌 케일잎 한 웅큼을 따서 집으로 가져와서는
깨끗이 씻어서 된장에 맛있게 쌈싸 먹었다. 그 맛이라니...
안젤라 농장 남은 땅에다 호박을 4군데 두알 씩 심고,
새로 마련한 우보 밭에는 그제 산채를 심은 곳 옆으로서리태를 1평여 심었다.
농장 입구에 5월 초에 심은 것이 싹이 나왔으니 같은 작목이라도 시차를 두고 심어보련다.
돌아오는 길에 이웃 농부의 비닐하우스를 기웃 기웃 둘러 보았다.
올 파농사는 시장에서 값이 좋아서 수확이 기쁨이 괜찮은 듯,
아낙네 대여섯명이 비닐하우스 안에 둘러 앉아서 뽑고 다듬고 포장까지
일관작업을 하여 무더기 무더기 쌓아 놓았다.
오이 호박등 덩굴작물의 지줏대를 어떻게 해놓았나 살피다가
동네 늙수그레한 농부와 마주쳐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넸건만, 무뚝뚝하기는...
요즘 지방자치 선거기간이라 평소와 다르게 살갑게 인사를 해대는 후보자들의 인사에 지쳐서일까? 아뭏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음을 열기 까지는 쉬이 다가가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