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8.22.
8.16.
오후7시 조금 못 미쳐서 밭에 나갔다. 아오스팅, 김동진스테파노 이시도로형제가 밭에 나와 있다. 김동진 스테파노가 휴가중이라며 보름여 버려두었던 밭을 돌보고 있다. 땀이 범벅이 되고 얼굴은 햇볕에 발갖게 그을러있다. 잡초에 묻힌 파를 수확하고 잡초를 베어내서는 김장무와 배추를 심을 준비를 한다. 대화동 밭을 돌보고 또 여기를 돌보느라 오늘 하루 땀깨나 흘렸는 모양. 늦둥이 아들을 보느라 올 여름 휴가는 집에서 자매님을 돌보느라 피서여행을 엄두를 내지 못하였으리....여행기간동안 너무 익은 호박 하나를 나누어 주고 헤어졌다.
호박을 따고 케일잎을 채취하고... 접시꽃과 맨드라미가 늦게나마 활짝 피어있다.
늦게나마 꽃을 피운 접시꽃이 대견스럽다. 꽃씨 뿌리는 시기를 놓쳐서 다른 꽃들은 벌써 키넘게 자라 아름답게 피어났을 즈음 10여cm 안스럽게 줄기를 올리더니 이렇게 예쁘게 피어있다.
사람의 모습도 다름이 없으니,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조숙하여 엘리트의 길을 걷고, 늘 맨 앞에서 영광과 영화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어서, 해서는 때로 교만하기도하고... 그런 똑똑이가 있고,
느즈막이 천천히 주위의 아무런 눈길도 끌지 못한 채 저 음지에서 묵묵히 커서는 훌륭한 인격으로 크는 늦깍이도 있더구만.. 우리농장 접시꽃은 늦깍이. The last will be first, and the first will be last.
하여 더욱 곱게 눈에 들어온다.
8.17. 목
밭에 나가서 비닐하우스 주변의 잡초를 낫으로 베어 주고 근대밭에 풀을 매고 사진 몇 컷을 찍고... 오늘 아침도 아오스팅 형제님은 여전히 열심히 거르지 않고 밭을 돌보신다. 농장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주말농장을 즐기고 돌보는 유일한 분. 공동경작지를 함께 돌보지 않는 형제들이 마음에 차지 않으시는지, 사회주의가 몰락한 이유가 그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함께 하는 공간에 협조하지 않는 형제들에 대한 섭섭함을 에둘러 말씀하신다. 유세복 알바노형제가 비닐로 멀칭을 하며 주말새벽 김장배추 무를 모종을 사서 옮겨심기를 한단다. 함께 하자고 했다. 낮에는 더위에 햇빛에 일이 힘들다고...
낫을 들이대서 놀랐단다. 아무 반응없이 잘라 주고 돌아서니 나에게 호들갑스런 행동을 한 것이 미안했던지 화단에 핀 꽃이 예쁘다는
둥 말을 늘어 놓으신다. 얼핏 언어습관과 사고습관 행동을 훈련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모은다. 묵묵히 누군가의 무고를 받는다 해도 아무 변명도
없이 묵묵하게 대꾸하는 것 그 좋은 미덕도 훈련하기 나름으로, 그 것을 한 번 실천하고 나면 그것이 몸에 읶고 그리고 그 것이 인격으로
굳어진다. 남의 일에 이런저런 소문에 입방아질을 한 번 하면 그 것 또한 인격으로 굳어져서 입이 근질근질하여 가만히 못 있게 되고, 그렇게
사람의 행동거지가 만들어지고 하나 하나가 쌓여서 모자라거나 균형 잡힌 인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8시경 자전거를 타고 농장을
빠져나와 한류우드 휀스쪽으로 접어드는데 원장수녀님이 자전거를 타고 다른 수녀님과 함께 함박 웃으시며 달려 오신다. "안녕하세요 수녀님" 뭐라고
인삿말을 건네시며 씩씩하고 힘찬 기운으로 밭으로 향하신다.
호박과 고추 방울토마토 근대를 채취하여 집에 오니 처는 아직 여독 탓인지 누워
있다. 몸을 씻고 근대국을 끓이는데 인혜가 아침을 차린다. 근대를 씻고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내어 된장으로 근대국을 끓였다. 맛 있다. 조금
짜다.
8.18.금
퇴비더미가 가득차서 넘치는데, 방울토마토,고춧대,가지줄기등을 마구 쌓아 올려서 썩지도 않을 뿐 아니라 비닐끈은 그대로 묶여있는채 마구잡이로 쌓여있다. 말려서 태울 것들을 걷어내서 둔덕에 풀을 잘라주고 쌓아놓고, 쌓여 있는 채로 불을 지폈다. 눅눅하게 아지 덜 마른 건초더미지만 한 번 불이 붙으니 좀체 꺼지지 않는다. 잔불이 퇴비더미 속에 남아서는 하루가 넘게 불씨가 유지된다. 퇴비사로 만든 판자를 태우면서.
감자밭과 아옥밭을 삽으로 갈아 업고 김장배추 무 심을 준비를 하는데, 정진동 모세 형님이 삽을 들고 나서시어 도와주신다. 6학년 6반즈음의 연세에 삽을 들고 도와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는데...
우리 1단지 이웃 형제님으로 밭에 나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가끔씩 아침 해장국을 함께 하는데 매번 내 빈 바지주머니 탓에
얻어 먹기만... 깻잎을 채취하고 감자밭을 뒤엎다가 지난 수확 때 미쳐 발견 못한 왕건이 감자알 하나를 깊은 땅 속에서
얻다 .
8.19.토
고구마밭에 풀을 매어 주고 고구마줄기를 채취하는데 이시도로형제가 내게로 와서는 호박을 도둑맞았는데 내가 모르느냐고 묻는다. 아느냐 모르느냐 ? 모른다고 했다. 심문하느냐고 되물으며...
이 친구 무례하기가 여기에 이르렀나 싶어서 벌컥 화를 내며 그 동안 마음에 안들었던 " 이 작물에 손대지 마시오"투의 글들을
예로들며 나는 아홉도둑을 놓치더라도 1명의 무고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주의다.고 말하고 같은 농장의 농장주들을 의심의 눈길로만 보는 그를
나무랐다. 그 이전에 그의 장황한 농작물 도난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고... 기분이 상했다. 이 공간에서도 감정의 다툼이 있을 수 있음에 ...
앙성댁이 귀농에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할 듯.
김장배추를 심을 깨밭은 여행가기 전 잔뜩 물에 젖은 땅을 일구어 놓았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배추를 심으려고 이랑을 만들려니 일구어놓은 흙덩이가 돌처럼 딱딱하다. 어떻게 밭을 골라야 할지 걱정이다.
애호박
2개를 따고 방울토마토를 따고, 고구마줄기와 케일잎을 채취하여 돌아오는 길에 육교에서 어느 젊은 부부가 아는 체를 하여, 누구냐고 물으니
104동에 사는 1단지 이웃형제 박재석프란치스코라고 한다. 함께 주말농장을 하고 싶다고... 파일러트라서 3-4일 출장 후 2-3일 집에서 쉬는
근무형태란다. 우보밭과 농장초입의 땅을 나누어주면 될 것 같아서 김장파종부터 함께 하겠으면 하라고 대답해 주었다.
8.20. 일
이른 새벽 농장에 나가니 여러 형제들이 물을 길어다가 이랑에 부어주며 배추모종을 옮겨심고 있다. 알바노형제는 4명이 함께 협동으로
멀칭비닐에 구멍을 내고,수로에서 물을 길러오고 모종판에서 모종을 옮겨 놓고 흙으로 잘 덮어주고 다시 물을 주고하며 새벽나절에 일을 마치고
돌아간다. 나는 삽과 쇠스랑을 가지고 깨밭으로 가서 돌처럼 단단한 흙덩이를 깨고 고랑을 만드는데 힘은 힘대로 들고 능률도 안 오르며 땀이 범벅이
되고... 헛힘만 쓰고 있다. 비가 오기를 기다려서 해야 할까 생각하며 힘이 들어서 하던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콩밭을 돌아보는데 우보밭의 콩은
줄기만 무성할 뿐 콩이 전혀 열리지 않았다. 모두 뽑아 버렸다.박재석 프란치스코에게 빌려줄 요량으로 뽑아 낸 콩대궁을 그대로 땅에 덮어 주어서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해 놓았다. 그 옆의 땅바닥데 엉겨붙은 방울토마토줄기들을 지줏대를 이용하여 다시 일으켜 세워 지주에 묶어 놓았다. 농장
초입의 밭 콩도 열매가 맺히지 않아서 뽑아 냈다. 6:30부터 9:00까지 밭에서 일을 했는데 한 일이 없다. 농사를 능률적으로 짓기....
숙제다.
11시 미사에 가야하고 여행으로 2주 연속 빠졌으니 고해성사도 받아야 하고.. 부랴부랴 집으로 향하는데 돌아보니 2시간 반동안
한일이 없다.
오후에 일산시장에 나가서 무, 순무, 시금치 , 상추, 갓 씨앗을 사고 숙성된 퇴비 대신 액비를 사가지고 왔다.
처가 소년원을 방문하여 대녀와 그의 친구들을 데리고 인사동을 돌아보고는 아이들이 집에 오고 싶다고 한다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함께 있다가
저녁을 먹인다고 짜장면 먹으러 나가고 나는 다시 밭으로 나갔다. 밭에는 농장식구들이 오랜만에 북적대며 가을 김장배추심기에 바쁘다. 비닐하우스에는
막걸리상도 차려져 있고, 아이들은 늦은 오후 어스름 해거름의 농장을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놀고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낫을 들고 어제 베어낸
콩밭 옆 멀칭을 한 콩밭 그래도 열매가 맺힌 10평밭의 콩순을 잘라주는데 1단지 펠릭스단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베네딕도와 함께 농장에 온단다.
이번 주말 1단지구역모임을 농장에서 하기 위해 사전 조사차 온다고. 오는 길에 막걸리 몇 병 사오라고 하여 농장식구들과 함께 마셨다. 대자
베네딕도에게 부탁 그의 손을 빌려서 낮에 사온 액비를 뿌리고 물을 퍼다부어서 흙을 고르게 하고는 멀칭작업을 마쳤다. 해가 꼴깍 넘어가서
완전히 어둠이 내린 뒤에까지 일을 해서 겨우 10평 남짓 땅에 배추모종을 옮겨심을 멀칭작업을 마쳤다.
모깃불을 만들다가 에로니모형제의
아들은 손에 화상을 입고, 온 몸을 물어뜯는 맹렬한 모기떼들의 식성.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결실이 하나 없는 콩, 다 걷어냈다. 왜지? 숙제다.
석양을 뒤로 온 가족이 김장배추를 옮겨 심는 함께함의 노동의 기쁨을 맛보고는 활짝 웃는다.
김장배추의 무럭무럭을 위하여!
두 딸이 한결같이 예쁘고, 사위감을 다 맞춰놓으신 의좋은 양주분
석양의 shob Man
석양의 삽맨 1
8.21.월
새벽 밭에 나가서 액비를 뿌려 준 후 무와 시금치 순무 상추씨를 파종.
저녁에 황윤동사장과 만나서 그의 도움을
받아 어두워질 때까지 어제 멀칭을 해 둔 밭에 배추를 옮겨 심었다.
이른 아침하늘
8.22. 화
6시 조금 넘은 시간 밭에 나가서 어제 옮겨 심은 배추모종에 물을 주고 드러난 뿌리 쪽에 흙을 더 덮어 주었다. 무 순무 상추 시금치를
파종한 곳에도 수레로 실어 온 물통에서 조로로 물을 뿌려 주었다.
아침나절 일을 하고 돌아오니 피곤하고, 여행의 여독에 수면이
부족하여 잠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