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9.15. 가을 냄새, 똥 퍼요!
9.12.
밭: 무 배추 물주기 아오스팅형제 농장개방에 대하여 이의 제기
여기 저기 버려진 쓰레기 담배꽁초 이랑을 밟고
지나간 발자국.
치운다고 치워도 회식자리의 끝이라 말끔하지가 않고 꼭 버려진다.
가져온 것을 그대고 가져가지 못한다. 이것도 어떤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해야 마음이 편한 거
9.14. 목
밭 : 박재석 5만원 수입 정용선 베드로에게 1만원 내가 선지급한 고기구이 철망값 공제하고
전달. 무밭 배추밭 물 주기. 상추 시금치 물주기 . 퇴비더미 태우기 흩어놓기: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마른 풀잎이 타는 구수한 냄새. 가을운치의 하나. 가을 냄새
화두 -- 솎아주기 ; 배추 무
케일 근대 상추 .... 솎아 주는 시기가 있다.
메시지 ; 식물도 성장점에서
과잉경쟁으로 피로감, 또는 스스로 자신의 밥그릇을 한정하는 관계로 인해서 그 후에 솎아 주어도 제때에 솎아 준 작물과 자람에 차이가
있더라. 박재석의 코멘트 "식물도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한다." 저녘 박은진 선생. 때에 초점 나아갈 때
물러설 때, 적절한 시기에 격려하거나 몰아칠 때. 때의 관점에서 평가....
논두덕과 안젤라밭에 호박이 늦게 효도하는지 열매가
여러 게 맺혀있다. 남은 액비로 웃거름을 더 주어야겠다.
장동와 에프렘이 추가로 경작하는 작은 땅에 무싹과 갓싹이 예쁘게
싹을 내고는 커간다.
9.15. 금
밭:
-.농장 중독; 배추가 얼마 자랐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하루라도 밭에 나가지 않으면 못 견디는 증세 .
몇 명이 있다.
남은 액비를 물에 희석하여 비닐하우스 뒤의 박과 수세미 뿌리에 뿌려 주고,
안젤라 밭 호박그루에도 뿌려 주고 배추포기 중에 부실한 듯 싶은 깨밭의 멀칭이 안 된 곳에 뿌려 주었다.
호박이 뒤 늦게
효자라 여기 저기 열매를 맺은 채 수확을 기다린다. 기특하다.
유세복 알바노 형제가 잘 자라고 있는 배추포기 사이사이에
요소비료를 호미로 파고 묻고 있다.
화학비료를 안 쓰는 원칙이라니까, 안 주면 안 된단다.
몇 움큼 얻어다가 멀칭이 안 된 포기에다. 호미로 파고 뿌려 주었다.
어제에 이어 퇴비더미에서 걷어 내어 흩어 놓아 마른
풀들을 불 태웠다.
어제 보다 연기도 안 나고 잘 탄다. 김건일 요셉 형제님이 타는 냄새가 구수하다고 하신다. 그렇다. 가을 마른 나뭇잎 풀잎의 타는 냄새는 구수하다.
이 부부 분명 농장 중독증 부부에 틀림없다. 물을 길으러 수로 쪽으로 가는 데 부부가 바람이 다 빠진 자전거에 함께 타고 집으로 돌아 가신다. "안 돼요 타이어에 바람이 다 빠졌어요!" 하고 외치지만 급하시단다. 6순의 부부가... 그 형님 몸 무게가 어디 만만해야지...게다기 자매님까지 그 엉성한 자전거에 함께 타고...
삶의 바쁜 궤적에서 한 발 물러서 보면, 이렇듯 우스꽝스러워 미소짓게 하는
아름다운 정경들이 눈에 들어오곤 한다.
어제 탄 재를 삽으로 퇴비더미 위에 퍼 얹고 흙 몇 삽을 퍼 붓고..,
인분 몇 초롱을 더미 위에 부어주면 잘삭을 것 같은 데...
하긴 똥이 어째 그 시절 그 똥이어야 말이지....
똥 퍼요! 어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