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달마산 무여농원 영농일지
내 생일 날 내 황토방에 처음 잠자리를 잡다
後凋1
2007. 3. 3. 23:42
해남에 내려와서 닷새만에야 내 거처인 황토방에 내 살림을 부리고 내 몸을 길게 누였네.
쥔집 곁방에서 자려니 영 불편하였더니, 마침 내 생일을 맞아 인터넷도 개통이 되고, 처의 반가운 일성 "Hi Bert!"를 눈에 담으며 영원히 소녀인 아내가 안고 싶다.
충매, 자네가 걱정하는 내 살림살이를 동영상에 담아 보았으니
내 걱정은 마시고 그대나 건강하게 지내시게,
가로 6.6m 세로 3.8m의 장방형 황토방. 7.6평 정도의 아주 큰 방. 내 책상 의자에서 몸을 조금 낮추어서 비닐하우스 넘어서 달마산 능선을 담고, 이어서 천천히 앵글을 좌로 돌려서 방 한바퀴를 돌고 미닫이 문을 나서서 창고로 나와서 창고 안을 찍고, 창고 문을 통해서 저수지 풍경을 담고 다시 뒷걸음쳐서 부엌과 화장실 그리고 다시 뒷걸음쳐서 밖으로 나와서 주위를 담았다. 저 멀리 달마산 능선 그리고 표고버섯 재배사와 밭들... 내가 혼자 머무는 공간이다. 밤이면 칠흑같은 어둠. 후레시가 없으면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적막 속에 맹꽁이 우는 소리가 시끄럽기도 하다. 인터넷 속도가 미국 못지 않아서 이 동영상 올리려 30분 걸렸다. 이제 자정이다. 우리 마님은 쿨쿨 잘 자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