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 선재-홍승-혜성스님
‘수행에 도움 되는 사찰식이요법 보편화돼야”
스님들 구전으로 비법 이어져
종단차원 제도적 구축 환영
<사진설명:사찰음식 전문가로 불리는 3명의 비구니 스님이 지난 18일 종단 차원의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의 출범을 앞두고 조계사에 모였다. 스님들은 “사찰음식을 바르게 보존하고 전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왼쪽부터 홍승, 선재, 혜성스님. > 신재호 기자
지난 18일 조계사에 3명의 비구니 스님이 모였다. 웃음을 머금은 이들 스님은 잘 알려진 사찰음식 전문가. 종단 최초의 사찰음식기구인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회장 선재스님)’의 출범을 열흘 앞두고 신바람이 난 스님들은 “오랜 세월 이어온 사찰음식을 통한 수행과 포교가 종단 차원의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게 된 뜻깊은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3명의 스님들이 전하는 사찰음식의 현실과 전망을 정리했다.
“사찰음식이 성행하다 보니 ‘선재스님’을 간판에 내걸고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이 있어요. 가끔 도반들이 ‘자네가 하고 있는 식당에 가봤네’라고 전화를 걸어오면 참 당혹스러워요. 하지만 그만큼 사찰음식이 대중에 가까이 다가섰다는 흐뭇한 소식으로 삼아요.”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선재스님은 “사찰음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며 “이제라도 종단이 사찰음식의 체계를 바로잡고 표준화작업에 들어가 바른 전승과 보존을 표방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사찰음식강좌를 정기적으로 열고, 지방순회강연까지 불사하는 선재스님은 “제가 십수년간 해온 일을 줄이는 한이 있어도, 종단 차원의 사찰음식 관련 불사에 적극 동참해서 사찰음식의 맥을 여법하게 이어가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찰음식연구회’를 이끄는 홍승스님도 거들었다. “사찰음식은 한평생 사찰음식에 몸담아온 수많은 큰스님들을 통해 구전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때문에 전수과정이나 보존방식이 제각각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찰음식보존회는 살아계시는 노스님들을 찾아 뵙고 사찰음식 전수와 관련된 녹취자료를 수집하여 데이터화해서 체계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칼로리나 음식성분 등 영양학적 분석을 통해 표준화하는 작업도 사찰음식의 대중홍보에 앞서 꼭 필요하다”는 홍승스님은 “사찰음식문화의 바른 정착을 위해 향후 영리적 목적을 아닌 종단 차원의 사찰음식전문점을 만들어 대중보급을 통한 포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분율>에서 부처님은 일상의 식품 모두가 ‘약’이라며
△때에 맞춰 먹기
△제철의 음식 먹기
△골고루 먹기
△과식 피하고 육식은 절제하기 등과 같은 식생활을 권장했다.
“부처님도 육류를 금하라고 하시지는 않았어요. 육식은 절제하되, 부득이 먹게 되면 정육(淨肉) 즉 깨끗한 고기를 섭취하라고 했지요. 오늘날 ‘정육점’도 부처님 말씀에서 나온 말이지요. 하지만 요즘 세상에 정육이 있나요? 없지요.” 선재스님은 경전 속에서 부처님이 전한 음식문화를 쉽고 재밌게 설명했다. “탁발도 하심(下心)하기 위한 방편만은 아닙니다. 한번에 반드시 일곱 집을 돌며 탁발을 하게 한 것은 일곱 집의 서로 다른 음식을 고루 먹으면서 편식을 없애고 그로인해 건강을 유지시키라는 의미랍니다.”
“차(茶)도 사찰음식”이라는 한국명선차인회 혜성스님은 이번 사찰음식보존회에서 홍보부장을 맡았다.
스님은 “무분별한 차문화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면서 “차 역시 사찰음식과 함께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 섭취해야 할 음식”이라고 말했다. 선재스님도 동감했다. “모든 음식은 지나치게 섭취하면 약이 아닌 독이 되기 마련입니다. 부처님이 권장한 식생활은 아침은 죽, 점심은 딱딱한 음식, 저녁은 과일즙 등입니다. 저녁 늦게 먹는 음식이 신장이나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에 과일즙을 먹으면 그 안에 포함된 섬유질이 아침이 먹는 죽과 낮에 섭취한 딱딱한 음식의 배설을 돕게 됩니다. 경전에 나타난 불교의 식생활은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선재스님은 “사찰음식은 벌이 꿀을 채취할 때 꽃을 해치지 않듯이 자연 그대로 손상시키지 않고 자연과 나를 하나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또 타종교인들의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은 지나칠 정도로 높다고 귀띔했다. “가톨릭에는 지도자급 신부에게 전담 공양주가 1명씩 배치돼 있는데, 이들은 매번 내 강좌에 참석해서 신부의 건강과 수행을 위한 음식을 연구하고 공부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절에는 사찰 본연의 음식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행자들에게 수행에 도움이 되는 사찰식이요법이 보편화돼야 할 것입니다.”
최근에는 퓨전요리가 유행하면서, 사찰음식도 ‘버섯탕수육’ 등과 같은 전통사찰음식에서 응용한 음식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를 사찰음식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이 물음에 세 스님은 “그렇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전통적 방식으로 보존하고 전승시켜야 하는 사찰음식이 있는 반면, 현대인들의 구미와 성향에 걸맞는 현대식 사찰음식 개발도 늦추지 말아야 합니다. 사찰음식이 갖는 가장 기본적인 룰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사찰음식은 무한대로 개발 보급돼야 할 것입니다.” 홍승스님은 또 “무분별한 음식문화가 어린이 아토피와 같은 질병을 유발시키지만 사찰음식을 아이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어 먹이면 건강은 물론 포교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다”며 “음식포교의 방안도 다양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 구성과 관련, 박종학 총무원 문화팀장은 “사찰음식을 종단 차원에서 체계화시켜 콘텐츠화 한다면 향후 템플스테이 등 여러 가지 포교사업과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조선궁중음식 보유자를 문화재로 지정하듯, 사찰음식 역시 장기적으로 문화재 지정을 통한 보존과 전승을 시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정은 기자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 누가 이끄나
‘음식포교’ 앞서온 스님 15명 참여
사찰음식 연구를 수행의 방편으로 삼고 평생 사찰음식을 통한 포교에 매진해온 스님들은 많다. 알려진 사찰음식 관련 단체도 여럿 있다. 선재스님이 운영하는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과 홍승스님이 만든 사찰음식연구회는 대표적이다. 또한 경기도 평택 수도사에서 사찰음식으로 템플스테이를 열어 호응을 얻고 있는 적문스님은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를 세워서 사찰음식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외도 대안스님이 금당사찰음식문화원을 이끌고 있으며 혜성스님의 한국명선차인회 역시 스님들이 설림한 차모임이다. 이번 사찰음식보존회에는 이들 스님을 비롯해서 도원, 무진, 묘운, 은주, 정관, 정산, 지광, 효원, 혜견, 혜조스님 등 15명의 스님들이 동참하고 있다. 문화부는 사찰음식보존회가 공식 출범하면 사찰음식 부문에 큰어른으로 알려진 스님들을 모시는 등 조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정은 기자
[불교신문 2296호 1월 24일(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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