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

백두대간 천왕봉 세석대피소

後凋1 2009. 10. 12. 20:23

산행일시: 09.6.28. 일

 날씨 : 맑음

 산행구간 : 중산리 → 장터목산장 → 천왕봉 → 세석대피소 → 가림 17.8 km   

산행시간 04:30 ~ 14:00  9시간 30분  

 

  겹치는 일정이다. 문현이 '백수가 더 바쁘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 고 한다. 더 많은 것을 받은 자가 더 아쉬워하고 부족함을 느낀다. 짐착컨대 뒤돌아보고 아쉬움이 심한겐지 굴지의 건설회사에서 임원까지 하고 퇴직을 했건만 미련은 더 한듯 해서, 말은 안 하지만 그런 아쉬움에 뭔가 끝난듯 한 허망함에 아마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MTB를 타고 험한 산길을 달린 모양이다.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기도'  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일 줄 알게 해달라는 청이라 했다. '天不仁'  하늘이 어찌 인간의 작은 질서에 개재하여 인정으로 자비로 인간의 애원에 응대할 수 있겠는가?

 산에 오름도 정상에 오르는 것이 희열일진대  천왕봉 정상에 불쑥 던져 올려 보내달라고 기도한다면,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듯 그리 정상에 서게 할 것을 빈다면. 그것이 기복을 하는 인간의 심사와 다름이 없지 않을까?  힘든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 내가 받아들이며 기뻐할 줄 알게 해달라는 것이 기도라는 얘기.

 

  어둠이 짙은 중산리 천왕봉 등산로 속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오늘도 같이 동행을 하게된 '여니'님 칼바위 앞에서 디카를 꺼내드신다.

 

  이 부근 언저리에서 앞사람을 따라가다가 법계사 로터리방향 능선으로 간다는 것이 그만 장터목으로 이어지는 계곡으로 들어섰다.

 

 

 

  한참을 가서야 잘못 온 것을  확인

  덕분에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잘못 접어든 길이지만 잘 조성된 계곡길이 아름답다.

  계곡길이라 산장부근에 이르러서야 뒤돌아보니 훤히 산아래 내려다 보인다

 

 

  아침햇살이 퍼져오는 동쪽 제석봉을 향하여 천왕봉을 향한다. 잘못 길을 접어들었으니 천왕봉까지 가서 다시 회귀하여야 한다.

 

 

 

 

 

 

 

 

 

 

  천왕봉에서 서편으로 저멀리 반야봉이 구름에 가리운채 오목한 궁둥이 모양을 보여주고, 지리산 대간 능선길이 구름에 가려있다.

  뒤돌아서 동편을 바라보니, 정상 아래가 운해를 이룬 장관이 연출되고, 운해 위로 햇살이 빛난다

  남쪽 산줄기  그 계곡마다 아늑한 인가가 점점이 자리하고,

  새벽 어둠을 타고 오른 등산객들이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바쁘다.

  이순의 소녀 '여니'님   소녀의 그 모습이다.

 

  서편으로 길게 이어진 대간 능선길이 구름에 가려있고, 그 너머 반야봉이 봉근 젖가슴인냥, 불룩 궁둥이인냥 구름에 가리우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뒷편으로 대간길이 북쪽으로 이어져 있다

 

   힘겹게 봉우리 봉우리 고개고개를 오르내리며, 땀에 젖은 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장딴지 허벅지를 이어 허리 등뼈를 이어서 온 몸의 근육에 대간길의 기억을 담는다. 그래서 내 태어난 땅의 기를 내 안에 담아 두는 것이다.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고사목이 늘어선 정상 아래 부분을 지난다

 

  장터목산장 그 구름위의 언덕에서 마련한 아침식사, 아 환상의 비빔밥을 '펭귄아빠'가 만들고 있다.

 

 

 

 

 

 

 

 

                산장 아래 계곡쪽에서 비구름이 바람을 타고 산을 오른다.

                 부산한 등산객들의 아침식사 풍경. 먹는 즐거움.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의 하나.

 

 

              그녀의 새로운 탐색. 처음에는 사진을 잘 찍어 달라고, 나중에 산에 오르지 못할 때, 추억으로 갖고 싶다고 하시더니, 어느 사이 사진기를 들고 이 사람 저 사람을 찍어 주시드만, 이제는 또 다른 피사체를 찾아 다른 즐거움을 찾고 계신다. 예쁜 할매 여니님

 

 

 

 

  지난 번, 참 지리했던 하산길. 이번에는 낮 익을 길이니 좀 덜 하려는지.

  잠시 비껴서서 탁족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