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

백두대간 포함산 대미산 구간

後凋1 2009. 10. 12. 22:06

 

하늘재(鷄立嶺 525m)-포암산(961.7m)-만수봉 갈림길-대미산(1115m)-작은차갓재

 

19170

 

 

 대미산부근에 구렁이와 산양을 방사하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을 통제한단다. 부득이 무박산행을 한다고... 8월 한달 여행을 다녀와 산행감각이 떨어지고 몸도 부실한 듯 하여 긴 하루의 산행이 조금 부담스럽다. 아직 어둠이 짙은 가파른 포함산 비탈을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오른다.

 

  하늘재는 삼국시대때부터 영남과 기호지방을 잇는 주요 관문이었다. 추풍령 조령 죽령보다 형님벌 너미?

문경구간은 고개마루까지 포장이 되어 있고,

  미륵사지로 넘어가는 충주구간은 그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채 차량이 다닐 수 없는 도보길로 남아있다. 그래서 정겹고 고맙다.

  꽤나 가파른 길인데, 앞장선 '강산'님의 뒤를 따라 후미진을 챙기며 험한 바윗길을 오른다. 오랜만에 머리 위로 별들이 파랗게 빛나는 걸 바라보며 행복하다.  바닷가 포말같은 흰구름을 멀리에 인 채 거무스레 하늘가를 내달으는 산줄기를 경계로, 하늘에는 파란 별빛 그리고  땅 위의 산자락엔 따스한 마을의 불빛이 이어진다.

 

  동녘으로 희쁘염하게 아침이 밝아온다

 

꼭두바위봉  부근에서 바라본 문경시, 사진 우상 운무에 가려진 곳이 주흘산 자락 문경읍내이다. 아름다운 고장이다. 사과 오미자 그리고 아름다운 산이 둘러싼...

 방금 지나쳐 온 포암의 우람찬 암봉이 붉게 퍼지는 여명 속에 우뚝 서있다

 

 올해는 도토리풍년.  특히 오늘 대간길은 길 위에 도토리가 널브러져 있다. 오르막 우묵한 곳과 잔 나무뿌리가 오르막 길을 가로지르는 둔턱마다 수북하게 도토리가 모여있다. 줏으려 마음만 먹으면 잠깐 사이 몇 부대 자루를 채우는 건 어렵지 않겠다 싶다.  참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 밑을 걷노라면 휘-이 바람이라도 지날라 치면 도토리 총탄과 탄피가 무수히 널브러져 있는 그곳을 후두둑 소리를 들으며 한 방도 맞지 않고 지나치는 것이 외려 이상할 지경.

    이 참나무는 저들끼리 시집 장가를 잘 갔다. 도토리도 수확이 풍성하렸다.

 

   꾀꼬리봉 갈림길이 있는 1034봉 정상밑 너덜지대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지나 온 뒷편을 조망한다. 저멀리 월악의 영봉이 우뚝 서있다.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이 마루금을 비춘다. 참 아름다운 길이다.

   대미산 정상에서 활짝 웃으며

                        그의 사진은  늘 "하나"로 완성된다.

 

 

 

                       지난 백화산구간에 이은 아름다운 마루길. 따가운 가을햇살이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흩어지고 깨어져 빛의 간섭현상을 일으키며 부드럽고 유익한 빛으로 가다듬어져서 대간꾼의 몸을 어루만진다.

 

    오랜만에 그럴듯한 이정표를 만난다. 남으로 지리산 북으로 백두산이다.  가까이는 대미산이고 황장산이다.

               물매화가 활짝핀 헬기장 부근에서 간식을 나누고...

                    부서져 내리는 가을 햇살 속  끝없이 이어지는 황홀한  마루 숲길

 

                      우리에게 주어진 수많은 축복을 우린 제대로 느끼며 살고 있는지? 지금 그대들은 천상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구렁이도 산양도 함께 살아 숨 쉬는...

 

 

 

낙엽송과 이름을 모르는 활엽수가 뿌리를 맞대고 몸을 밀착한 채 한 몸인 듯 자랐다.

                   

                   누가 더 높이를 경쟁하며 곧게 잘 자랐다. 하늘을 향해 빛을 찾아서.

 

 

                  그 아름다운 마룻길을 '룰루랄라' 노래부르며 걸었다.

              이 우람한 놈도 장가 한번 잘 갔다.

 

 

 

               생달리 마을. 계곡으로 내려선 강산님이 물봉선꽃 가득한 계곡물에 세수를 하신다.

 이후 물봉선꽃의 마법에 사로잡히셨으니...

 

 

                  생달리 막걸리 한 잔에 불콰해지신 '강산'님 연단 위에 오르신다.

           미녀 '싸니윤'의 잔을 한 잔 더 받으시고는

              환호하는 일행의 갈채에 응답하신다.

               우리 일산 하나산악회 대간팀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미녀와 "Cheers!"

                    안 하시던 술을.   단숨에 들이키시고는...

 

         어느 여인을 위해 대추나물를 오르신다..

   ㅋㅋㅋ

  생달리 마을  파란 가을 하늘에는 전선줄 가로 달리고 흰구름 깃털처럼 온 창공을 가르며 나른다.

양조장에서 직배한 누룩내 진한 막걸리에 흔쾌히 취하여,

아! 행복한 가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