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들- 내 인생에 초대된...

푸르미회 산나물 채취

後凋1 2010. 5. 12. 21:51

   화창한 봄날이다. 백남열형님과 차를 타고 승민농원에 도착하니 꾸물대던 날씨가 활짝 개었다.

승민농원은 바야흐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대궐 봄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철쭉이 만개했고

  색색의 매발톱이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이 활짝 핀 정원을 돌아보고

  앞 산 등성이로 향합니다. 산나물 취나물 찾아서...

  취나물이 눈에 별로 안 띄어 싸리순 돗나물 엄나무순 미나리 등등을 반소쿠리정도 따서 돌아왔습니다.

강전신여사님, 예쁜 모자에 멋진 청바지만 입고 왔지, 산나물지식은 나보다 못하니 산나물채취에 같이 동행해서는 아무 도움이 못되는 여정네... 늘 그런기야 예쁜 여인네는 나물은 잘 캐지 못 하거든.. 꼭 그렇거든... 

나물 캐는 핑계로 ... 뭔 사단이나 만들고 싶었었지...  ㅉㅉ 언제 그리 후다닥 세월이 달아났는지...

  저 능선으로 가야 취나물이 있단 말시...

  "아 글씨 내가 다 봐 두고 왔다는 데, 자꾸 엄한데 헤메고 와서는 없다고 그라는 기요?"   취나물이 없다고 투덜대는 엄복용 아우님께 정총무님이 그리 나무라는 듯 싶죠?  "그럼 그럼" 하고 이상해 부회장님은 맞장구 치고...

 

 

 " 거 보게 이 사람아 우길 걸 우겨야지... 내 종래 혼 날 줄 알았다니까."   뭐 그런 상황 같지 않아요?

 

  오늘 '이수호' 산나물, 나무, 화훼도사와 일찍 이곳에 도착하여 능선길 돌아내려온 한정현씨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니 나무람을 당할 일도 없잖아.  그저 남자는 나이 들면 입 꽉 다물고 있는 게 최고의 미덕인 기야. 그럼 그럼.

 

 

  '이문영' 회장님 '하일화'선배님 매발톱꽃 자태에 홀딱 반했다.

  '백남열'형님은 화사하게 핀 철쭉꽃에 마음을 빼앗기고,

 ' 한정현'사장과 '이수호'님 어느 능선받이에서 채취한 더덕을 씻고 있다.

 

   " 그 더덕씨 그 산비알에 몇 말 심었네 그려. 향기 끝내주지?"

  "으흠 냄새 죽인다."

  알뜰하게 준비한 삼겹 목살 야채등을 준비하여, 잠시 후드득 빗방울이 지나가고 다시 활짝 갠 정원의 한 귀퉁이 저쪽 팔각정으로 가는 엄복용 아우님.

 

 

  이 댁 쥔장께서 미리 준비하신 숯에 불을 지피고... "숯이 좋아야 고기 맛이 제대로 나는 기라..."

 

  와! 이게 뭐야?  옻나무 순이다!

 한정현 사장이 대여섯 그루 나란히 서있는 옻나무에서 새순을 따왔다. 최고의 봄나물이라고....

때깔부터 미각을 돋운다.

씻지도 않고 삶지도 않고 먹는다고... 흰 즙액 하얗게 자른 순에 비쳐 나와 있다. 

 "먹을 것이냐 말 것이냐?"  햄릿류의 고민이 시작될 상황...

늘 두 부류가 있다.  물론 자신이 옻을 타는 걸 확실히 아는 사람은 제외하고...

그대는?

나는... 먹는다. 먹었다.  봄의 진수를...      산수갑산......

삼겹 한절음에,  된장에 쿡 찍어서 우적우적 씹었다.  달착지근한 듯 미묘하게 입 안에 퍼지는...향내

 

 

 

 

   이놈도 팔각정회식 소식에 회가 동해서 나섰다.

  그려 인생은 즐거운 게야... 그저 그리 크게 한 바탕 웃어제끼는 게지 뭐. 

그리 이 아름다운 봄날을 사는게지 뭐...

  다정한 그녀에게 이리 비슷이 다가가는 거지 뭐...

 

  사과꽃 피어 지고 복사꽃 피고 진 철쭉이 활짝 핀 그 정원 한 켠 그 정자 안에서 계절의 여왕 5월의 한 나절이 그리 막걸리에 고량주까지 몇 순배를 돌며 지나갔습니다 그려.

 

  이어지는 2부는 '이수호'강사님의 실전 전지법과  나무 가꾸기

 

 

 

 

 

 

 

  

 

  그렇게 또 아름다운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알아 둘 것.  야성이 강한 동물일수록 뒤를 보이지 말 것.  이놈과 눈을 맞추고 있으면 순득이처럼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영악스럽게 짖고 달려들려 한다. 하면, 만일 야생과 맞닥뜨렸을 때, 어찌해야 할까?  한참 놈과의 눈싸움을 하며 생각했다.

  아니? '지인술'형님은 늦게 오셔서 나물 뜯는 걸 못 봤는데 뭘 또 저리 챙기시나 그래?

 

 

즐거웠습니다. 좋은 공간을 제공해주시고 여러모로 배려해 주신 이상해 부회장님, 이것저것 모임준비에 수고가 많으셨던 엄복용 아우님, 정총무님, 그리고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하루 행복에 겨운 봄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