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

신년 혹한산행-한북정맥3구간 일부-

後凋1 2011. 1. 18. 23:31

 

 춘천에 입성한 신고식을 치를 요량인지 연초부터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가 기세등등 꺽일 줄 모른다. 

지난 주 妻가 내려와 함께 오두막 난로가에서 사나흘을 지내고 돌아갈 차에  연말연시 과음에 시달린 위가 드디어 사고를 내고 말았다. 위염으로 강원대병원에 3일간 입원을 한 뒤에다 추위가 기승을 부려 어쩔까 망설이다가, 추위에  점점 더 몸이 나태해지는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아침 일찍 월송리 오두막을 나섰다.

 영하 22℃의 콧털이 얼어붙는 추위에 등산화가 꽝꽝 얼어서 시린발을 동동거리며 예열이 채 안 된 차를 몰고 약속장소인 보건소로 가며, 난방이 잘 된 산행버스를 상상했다.

에구에구 냉방버스다.

 산행 일행 10명과 운전기사가 내뿜는 날숨이 윈도에 얼어붙어 차를 몇 번이나 세우고 차창을 닦는다. 11명의 체온으로 냉동차를 데우기에는 영하 22도의 맹추위가 버겁다. 산행기점인 노채고개를 잘못 찾아들어 냉동차에서 내려 시 휴게소에 들러 따뜻한 커피로 몸을 데운 시간을 합하여 2시간여를 지나서 산행들머리에 도착.

  냉동차에서 꽁꽁 언 몸으로 밖으로 나서 산행을 준비하는데, 그나마 바람이 없고 햇살이 퍼지니 매서운 추위도 견딜만 하다.

 한북정맥을 탄다는 것 외에는 산행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이, 차 안에서 받은 오늘의 등산 안내도는 돋보기 없이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고... 무작정 앞만 보고 걷는 형국이 되었다. 너무 추워 오늘의 산행을 머릿 속에 그려볼 여유조차 없었다.

 노채고개에서 10:04 출발.

나중에 네이버 지도에서 찾아낸 산행 들머리.

곧바로 능선길을 찾아 눈덮인 들머리를 올라선다.

 

 

 

 

 

10:47  40여분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서 송전탑이 서있는 능선길 남서쪽으로 운악산을 조망하는 곳에서 잠시 숨을 돌린다.

 

 40여분 운행으로 몸이 완전히 워밍업이 되었는데, 최원장님은 벌써 엔진과열

 

 잠시 휴식 중, 간식을 보급하는 바지런한 총무님.

 

 운악을 배경으로 한 컷.

 찍사를 바꿔서 또 한 컷

 

 추운 날씨가 완연하다. 배기가스를 하얗게 산허리에 품으며 사면을 오르는 할배.

 

 후미조장의 강력한 엔진.

 

11:36 갈매봉 도착.

하얀 눈 위에 새겨진 印章.

여인의 애증의 체온이 남긴 女印인가?, 천진무구하고 고양된 정신이 백설 위에 새긴 雪印인가?

 

 

 11:51 갈매봉 도착.

 

 

 

 

 

 13:40 청계산을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늦은 점심.

 13:58 청계산

 

 

 

 

 청계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길.  초행길이라 갈길이 가늠이 안 된다. 

 

 청계산을 내려서며 바라본 조망. 귀목봉 좌측으로 멀리 바라보이는 봉우리는 강씨봉? 민드기봉? 국망봉?

15:20 귀목봉 갈림길. 좌측으로 국망봉길 도성고개까지 가서 하산하려면 눈길이 아니라도 4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일몰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빠른 하산길로 들어서야 할 시간. 귀목봉으로 하산하기로 결정.  이곳에서부터 장재울골로 내려서는 하산길에 오랜만의 산행으로 인한 무릎관절 통증에 몹시 시달려야 했다.

 하산길 아래 산판차가 화목을 적재하고 있다.

 상판리 귀목고개 아래 도착하니 냉동버스가 조금은 개선된 실내온도와 함께 훈제오리와 하산주를 제공해 준다.

 

 연초부터 이어진 추위가 정점에 달해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 능선 위의 눈밭 속에 강원산악회와 새해 첫 산행을 함께 했다. 행복한 하루 추위에 압도당했고 이어 추위를 압도한 도전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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