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걷기

꼬리자른 뽀식이

後凋1 2006. 4. 26. 18:54

꼬리를 자른 뽀식이와 밤지내기 그리고 깨갱

  어미개에서 난지 1개월 경에 꼬리도 자르고, 예방접종도 해야 한다는 데, 1개월 남짓 지난 놈을 문현처로부터 입양해 오며 모든 것이 미루어진 상태였다. 펄펄뛰는 처를 설득하기 위해 원철이를 데리고 함께 가서 놈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얼른 귀여운 놈을 안아 들었는데, 원철이 놈은 도무지 감응이 없다. 그래도 아들놈이 데리고 왔다면 내다 버리지는 않겠지 싶어서 보험든 기분으로 아들을 대동하고 갔는데,또 놈의 마음에 동물에 대한 애정을 심어 줄 부수효과도 기대하며 ...

 

 집에 데려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또 미루어진 예방접종을 하느라 어제서야 꼬리를 잘랐다.

꼬리를 잘라야 할 필요는 모르겠으나 동물병원에서 하라니 할 밖에... 그들 장사 속은 아닌지 ?

 

  꼬리를 자르고 아파하는 놈의 곁에서 함께 있어 주어야 했다. 처는 입양할 때 꼬리를 잘린 채로 했으면 비용도 싸고(5000원) 고통도 없으며 예방접종도 시켰어야 한다며, 그 동안의 불편에다 당장의 놈의 고통을 보며 안스러움에 사설이 많다. 그의 애정표현은 논리적이고 건조하고 합리적이나, 따뜻함이 없다. 논리야 앞뒤가 맞더라도 철이에게서 긍정을 받지 못하고 놈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 

 

 잘린 꼬리가 아프고 불편한 놈은 낑낑 끙- 별 신음을 다 내며 안타깝게 만든다. 흉하게 잘린 꼬리에 핥지 못하도록 깔때기 비슷한 것을 붙여 주고 싸내 주었는데, 여지껏 하던 대로 덜컥 앉으니 즉시 고통이 갈 수 밖에 

깨갱 !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한다.

놈이 배를 쓰다듬어 주고 하면 벌렁 곧잘 누울 줄 알기에, 꼬리에 하중이 가지 않토록 누여 놓고 쓰다듬으며 앞발바닥을 가만히 눌러 주, 조용히 잠을 자다가 발버둥치며 움직이다가 다시 잘린 꼬리의 상처를 건드려 깨갱! 외마디 고통의 단말음을 낸다.

 

  밤 늦게까지 그의 아픔을 도닥거려 주며 많은 걸 생각한다.

그래 너의 꼬리잘림이 나의 교만의 꼬리잘림과 그리 다른 모습은 아닌 듯 싶구나.

주님, 저도 깨갱입니다. 요즘 무시로 깨갱입니다. 아픈 상처들이 늦깍이지만 성숙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당신의 은혜 안에서 .... 

깨갱  깨갱

  놈은 밤을 지내고 많이 좋아진 듯 싶다.  며칠이 지나면 잘린 꼬리의 상처가 아물고 , 아픔도 언제인듯 싶이 사라지고 잊혀질거다.

그 때까지 조금 고통스럴게다. 뽀식아 !

  오늘 여전히 배냇짓이라도 하듯 교만한 언행이 제게 있었습니다. 다시 없게 해주십시오!
                           2001.12.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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