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귀촌은 도시민에게 두 측면에서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갈 것을 요구한다.
첫째는 보수적인 농촌집단에의 적응이고, 둘째 익숙지 않은 힘겨운 노동을 통하여 타산업대비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열악한 농업환경 하에서 기존의 관행농사를 탈피하여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둘 다 쉬이 헤쳐 나가기 힘든 도전이다.
우선 농촌사회에의 적응을 생각해 본다. 농촌사회는 특성상 도시와는 다르게 보수적이고 폐쇄적일 수 밖에 없다. 인구의 유동이 없고 변화의 조건이 없는 농촌사회는 따라서 변화보다는 기존의 관습과 관행을 답습하게된다. 또한 마을단위로 오랜 세월 함께 지내오며 이웃에 대해 서로 잘 알고 있고, 동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마을이라는 공간전체가 도시와는 달리 주민 각자의 울타리 안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외지인이 아무리 자신의 토지를 소유하고 그 공간 안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상당한 기간 그 마을의 이질적인 침입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도시는 자신의 소유공간 밖으로 나서면 수많은 일회적 친분의 사람을 만나는 공공의 장이 되어, 마을이나 부락단위 공동의 장과 같은 개념은 희박하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다양한 가치와 사회적 신분이 다른 수많은 익명의 사람이 교류하며 각자 자신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지켜진다. 그런 도시생활에 익숙한 도시민에게 농촌사회는 자신의 사적영역이 수없이 침범 당할 때 감내하기 쉽지 않은 것이고, 농촌사람의 눈으로는 똑부러지게 자기 공간을 구획짓는 도시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귀농인이 많은 마을을 가면 집과 경작지에 예쁘게 울타리를 친 것으로 그곳부락의 원주민이 아니고 귀농한 사람이 사는 곳임을 알 수 있다.
텃세라는 것이 있다. 굳이 가치의 충돌이라는 것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도시민의 입장으로서도 易地思之의 측면에서 농촌사람들의 행동양식을 헤아려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상대대로 터닦고 길 내어 아름답게 가꾼 내 마을에 갑자기 웬 뼈다귀가 들어와서 돈 좀 있네 거들먹 거릴 때, 내내 사회적으로 더 소외되었다고 느끼던 농촌사람들의 반응을 당연하지 않나 싶다. 하여 몇몇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또 뛰어난 처세의 달인들을 배제하면, 귀농을 하는 도시민은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부유한 것이 책이 된 채로 배척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고부간의 경우처럼, 그건 어쩔 수 없는 숙명의 관계... 농촌에의 정착은 어쩔 수 없이 쉽지않은 끊임없는 인내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과제일 것이다.
이번 주 방문한 청양의 선도농가, 고추농사의 달인 한만희씨는 자신의 고향으로 부친의 농사를 이어받으며 귀농하였음에도 정착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귀뜸해 주며 경솔하게 귀농을 섯불리 결심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것이 농촌사회의 생리이다. 한만희씨의 경우 너무 도시적이어서 동화되지 못한 부인의 경우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나 생각되어지기도 하지만...
9.6. 월 23~30 ℃
정말 지리하게 구물대는 하늘. 아침 포장으로 가는 길. 본관 뒷길 보도 위로 비가 쏟아진다.
과정을 마치기 전에 비닐하우스 짓기 실습을 할 수 있을런지 원... 이곳 캠퍼스의 진흙밭이 스펀지처럼 잔뜩 물을 머금은 채로 접근을 거부한다.
비가 오는 날 흠뻑 비에 젖은 수피는 나름대로 신비스럽다. 느티나무 섬잦나무 수피는 짙은 검은 색. 때로 윤회의 한 과정으로 그리 우뚝 선 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메타세콰이어가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수피가 검붉은 빛으로 축축하게 젖어있다.
지난 주 배양한 미생물균
숲 속에서 채취한 미생물로 만든 것은 실패
조권열님이 설탕과 동량으로 버무려 숙성시킨다.
콩나물로 호접실습
잠시 이웃 국화재배장을 방문.
접붙여진 오이를 포장에 잘 옮겨 놓았다.
실습장에서 돌아오는 길 서쪽하늘 기우는 해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반갑다.
9.7. 화 구름 조금 22~29 ℃
9기 황주혁 회장님의 멋진 우슈 기본동작
태풍 '말로'가 빗겨 갔다고 한다. 반갑다. 파아란 동녘 하늘
서울시 귀농팀 2기의 멋재이 '아줌'.
우리 9기의 권여사
청양은 그 고추가 맵듯이. 귀농인들이 정착하기에도 매운 맛을 좀 보아야 할 게야...
점심을 먹고 잠시 읍내를 거닐며 마주친 정류장에서 마을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는 할매 할배.
저분들이 떠나면 누가 이 공간을 이어갈 꺼나...
70년대의 새마을 지붕개량사업 때 해 이었을 듯 싶은 붉은 함석지붕. 이 주변 마을에 비슷한 가옥이 여럿 있었다.
새마을운동. 그 때도 군사정권이 밀어붙였으니 농촌이 좀 더 빨리 바뀔 수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자신만만한 신한국인.1000평의 땅에 고부가가치의 고추농사를 짓는 기술영농의 신화. 역량있는 농업인 한만희씨.
성취한 자의 미소...
5조 조장 "김광호"님. 매주 금요일 청소당번... ㅋㅋㅋ 나는 "우리 2조는 왜 청소하자는 말이 없나?" 했더니 화요일 선도농가방문날. 줄을 잘 섰던 것이었다.
늘 묵묵히 앞장서며 귀농의 그날을 준비하는 젊음. 그려 과묵은 귀농의 몇 번 째 수칙인 기여. 기대되는 귀농성공의 기대주. 그대.
역병을 방지하기 위한 고추접목.
무가온 수막재배로 연료비 제로. 터널재배, 장기(11개월)재배로 다수확, 무농약으로 고가판매. 기술보급에도 적극적.
9.8. 수 21~28℃ 白露 흐림 구름 많음 陰 팔월 초하루 해뜸 6:08 해짐 18:51
이른 아침 숙사 동편으로 아침 해가 온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농장 북쪽 鷄舍와 丑舍가 있는 옥수수밭 동쪽하늘로 막 떠오르는 아침 해
2010년 50대가 귀농의 주류를 이루는 트랜드. 연암학원은 바쁘다. 농촌과 농업경영을 익히려는 그들의 배움의 수요를 채워주어야 한다.
성효범 3조 조장님이 웃자란 오이를 위해 지줏대를 이어 높여주고 있다
닭의 장풀. 한 번 눈에 들면 부지기수로 번져있는 개체. 잡초다. 가만히 눈높이를 같이 하여야 예쁜모습을 대할 수 있다.
권여사에게 물으니 "제비꽃?" 한다.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자꾸 이름모를 작은 꽃이 예뻐지고 눈에 들면 그게 나이든다는 징조라던데...
버섯재배 실습
모처럼 비 그친 운동장. 발 야구.
김동걸 팀장의 발끝에서 이제 막 삼루타가 터질 즈음... 삼루의 황회장님은 홈으로 대쉬 직전...
일전의 부족했던 민속주담그기 재연.
당도 높은 입장면의 켐벨포도로 과실주 담그기...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많지 않을까? 걱정.
톡 톡 손가락 사이로 터지는 포도알...
9.9. 목 비 20~25
아침 圃場 앞의 여주가 농익어 활짝 씨방을 열었다.
오후시간 식곤증이 몰려온다. 콩밭은 다 김이 매어있겠다. 휴식시간이 시작되자 모두 취침모드다.
산소같은 여자도 별 수 없다. 몰려오는 수마의 유혹에 모두 넉 다운.
귀신 잡는 해병. 황영복사장 엇저녁에도 주당단속 불침번...
쏟아지는 잠을 떠받치며 잠을 자면서도 불침번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녀가 증명하고 있다.
해병정신.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잠시 후, 10분간 휴식! 불침번의 의무를 다한 그는 수마의 유혹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불타는 해병정신은 쏟아지는 졸음의 유혹 속에서도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황영복"사장.
현장 르포 덕분에 내가 잠이 깨고 말았네 그려.
아침 포장을 다녀오는 길에 그가 말했다. 어떤 순간 귀농하여 성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가득하다가 또 어느 때, 저 힘들고 불확실하며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해낼까 걱정이 된다고. 그렇게 무시로 왔다 갔다 마음이 헷갈린다고... 그렇기는 나도 마찬가지. 집 딸린 1000평 조금 넘는 비탈진 땅을 임차해 놓고, 어떻게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 지 새벽 머리맡에서 오만생각에 빠지곤 한다.
메주 만들기
오누이 처럼...
헌데 덤벙 산소같은 여인 현주씨가 그만 화상을 입고 말았다.
예쁘게 단장을 한 메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뜨끈뜨끈 구들방이나 처마밑 대신 아파트먼트에서 익어간다.
오늘도 오락가락 비가 내리며 포도 우묵한 곳에 괴인물이 나무 우거진 하늘을 담는다.
9.10. 금 비 24~30
잔뜩 물을 머금은 새벽 하늘
메꽃
농장 밖 들판으로 나서 보았다.
들판 동쪽 끝 성거산.
아름다운 연암 터.
자주달개비. 그래서 닭의장풀을 달개비라 부르기보다 닭의장풀로 호칭하고 이넘을 달개비로 분류한다. 나는.
귀를 쫑끗한 새양쥐가 무동을 하고 있다고 상상해 보면...
이날 아침도 운동장에는 서울시민 귀농2기팀이 합류한 "우슈"수련이 푸른 잔디 위에서 이어진다.
곧 우슈의 고수들이 탄생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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