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애비,
晨새벽 어머니 연미사를 드리려고 일찍 일어나서 책상에 앉으니
아직 未明의 창 밖 자작나무숲에서 이름 모를 새가 지저귄다.
새를 어떤 영혼의 깃듬으로 노래한 싯귀가 떠오른다.
오늘 미사의 복음말씀을 묵상한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지 않느냐?"
"Do you not belive that I am in the Father and the Father in me?"
이 사진 내 오른편 가슴에 이름표가 붙어있으니 국민학교 1년,
그러면 1959년 여름일게고 너는 돐을 갓넘긴, 아직 기저귀를 못 벗은 채고개나 갸눌 수 있는 처지. 혹 걷기는 했으려나?
어머니는 매서운 시할머니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우리 6남매를 키우시며 거기에 더하여 전란의 피난의 결과로 시앗까지 두시어 마음고생까지 하시며 힘겹고 가난한50 60 70년대의 긴 艱難의 세월을 겪으시고 호강 한 번 제대로 못하신 채,
너와 우리 형제들을 가슴에 담고 가셨으리니
어머니 안에 우리 있음이요,
이 아침 어머니 생각에 가슴저림은
어머니가 내 안에 계심이 아니겠니?
혹 그런 적 없니?
무심히 아침 저녁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서
언뜻 먼저 가신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어느 표징이
내게 남아있는 흔적을 엿보게됨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우리는 그렇게 남아 있을 것이고,
사랑이 그걸 시간의 저편에서 그들에게 전해주면,
그 때 그들도 그걸 알까? 모를까?
알든 모르든 사랑의 크기만큼 사람은 그렇게 누군가에게 담겨져
영원히 살게 되는 것일게다.
어머니! 평안히 천상의 복락을 누리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