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월 3℃~18℃
부재 반입, 나무심기 진달래 개나리. 놉. . 다림줄 먹줄 놓기, 기둥 깎기
아침 일찍 아침식사로 빵 한 조각을 싸들고 수불무산을 오른다. 이곳 생활의 또 다른 재미.
능선에 올라서 역광으로 진달래를 잡아 보았다. 연분홍 아른한 그 빛깔이 온산을 물들인다. 춘산의 그 나른함의 氣運이 진달래부터 연유하는가? 소생의, 새 생명의, 춘정의 그 氣는 그리 나른 한 것인가? 다음 주에는 조금 더 일찍 산에 올라 진달래꽃 따서 두견주를 담아볼까 생각해본다.
능선 위에서 바라본 북쪽 파로호 방면. 운무가 마을을 덮고 있다.
수불무산 정상의 커다란 바위. 용화산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커다란 코끼리의 뒷모습을 닮은 듯 하다.
정상 근처 능선길의 진달래는 아직 피지 않았다.
진달래는 소나무와 같이 척박한 곳에서 오히려 더 잘 적응을 하는 것 같다. 바위 사이, 그 어느 곳으로 뿌리를 내리고 삶을 지탱하는지 신비스럽다.
2주 전 단단히 얼어붙었던 계곡의 얼음장이 거의 다 녹아내렸다. 이제 곧 다 녹아 내릴 듯 하다.
옆의 작은 계곡으로도 낙옆 밑에 쌓인 얼음이 녹아 내리고... 바위 사이사이 돌단풍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기둥과 도리 部材 반입
열악한 한옥학교 예산으로 놉을 사서 조경을 하기는 어려운 형편. 교육생들이 그 몫을 한다. 부재와 함께 반입된 진달래와 개나리꽃을 학교입구로 부터 심었다. 나는 맨 아래 학교입구 초입에 진달래를 심었다. 여러 해가 지나고 진달래 다시 피는 봄날 나를 반겨줄 것을 기대하며.
모든 일은 함께 하면, 능률이 더 오르고 효율적이다. 게다가 즐겁다. 호흡을 맞추며...
모탕에 얹혀 매끈하게 가다듬어질 사각 기둥들.
먹줄 놓기 실습. 반복하여 손가락에 물집이 생기고, 굳은 살이 배길 때까지 연습을 해야 제대로 될 수 있다?
이번 주 벌써 두 번째 식사당번 조다. 식기세척장 창문 밖 계곡쪽으로 산괴불주머니꽃이 군락을 이루었다. 계곡 위 얼음 녹아 내린 물은 다 지하로 스며들고 계곡 바닥은 말라있다.
이날 조별로 작업을 먹줄을 놓고 작업을 하며, 교육생 중 가장 연장자인 내가 이지매류를 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한다. 교육이 한 달을 넘으며 사람들의 성격과 면면이 들어난다. 사람 사는 자리가 다 그렇듯 오랜시간 저마다의 삶의 공간에서 몸에 밴 가치관이 서로 달라 충돌할 수 있고 마찰과 알력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교육초기 앞선 기수의 회장도 초심을 잃지 말자는 것과 함께 상대에 대한 배려를 화두로 삼았다. 맨 처음 한 명의 교육생이 지나친 음주와 행동으로 귀가 조치가 되었고, 그의 지나친 행동은 모든사람의 작은 결점들을 다 숨겨둘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드러나는 사람들의 성격. 부조화 알력. 내게도 벌써 며칠 조짐이 보이다 오늘 작은 사단으로 표면에 드러났을 따름이다. 나름대고 피해가려고 애를 썼는데, 어쩌다 그 맨 앞에 내가 섰는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더 내 행동을 제한한다. 老醜를 면하기 위해...
4.26. 화 7℃~13℃ 황사비
사각기둥 깍기
먹줄 놓고 십자를 그리고 대림줄을 드리우고... 하는 일련의 작업을 박상규씨가 와서 도와주었다. 끌갈기.전기대패의 날이 무뎌서 전기대패를 분해조립하며 노안으로 인한 집중력과 일에 대한 감각의 저하가 절실히 느껴진다. 젊음과 능히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당개구리란 놈. 화려한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아름다운 피조물이다. 툭 튀어나온 둥근 눈동자으로 온 세상을 감지한다.
전기대패를 분해조립하며 노안으로 인한 집중력의 저하를 절실히 절감한다.
잠시 소변을 보러 치목장 위 산자락으로 올라 서는데 저만치 이성수 회장과 안오상씨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이성수회장이 교육생 상호간의 알력문제를 이야기했을 때 불쾌했는데,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굳어진다. 내가 이 집단에서 어찌 행동했기에 사람들의 입에 오를 첫 케이스가 되고 마는가 하는 자괴감과 함께...
무당개구리 툭 튀어나온 두 눈으로 전후좌우를 살핀다. 하방각만 조금 미진한 완벽한 視角. 인간은 시야가 전방위주로 제한되어 있다. 내 후방을 볼 수 없구나. 그네들에 비친 내 모습을 조금 감지할 수 있다면 달랐을까?
놈은 한참을 날 위해 포즈를 취해주고는 폴짝 숲으로 뛰어들었다.
저만치 낙옆을 뚫고 올라선 취나물. 몇 잎을 따가지고 내려왔다.
재작년 몽골여행에서 겪었던 황당한 경험이 기억나는 ... 아주 껄끄럽고 모멸감 속의 하루.
4.27. 수 7℃~12℃
전국 비 오락가락…바람불며 쌀쌀 보궐선거 투표일. 사각기둥 깎기. 부자재 반입
오전 내내 전기대패의 날을 갈았다. 나중에 조립하여 다시 사각기둥을 다듬는 것을 보고 박교수가 날이 무뎌서 나무가 갈린다며 다시 갈라고 한다. 같이 대팻날 면을 살피니 날 양끝단을 동그마니 깎아내려고 수직으로 날을 깎아서 도라이버 처럼 2mm정도로 두껍다. 날의 끝단쪽을 둥글게 하려고 전에 사용한 기수가 그리 갈아두었던 것이다. 하면, 도라이버 면으로 기둥을 깎고 있었다는 야그. 2mm의 대팻날을 갈아내자면 내 기량으로 부지하세월. 전헌주씨가 "형님!" 하고 나서서 대팻날을 대신 갈아준다. 눈 마주치기 거북했던 그는 또 그리 쉬이 선선히 손을 내밀 줄도 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만에 그 두꺼운 쇳날을 다 깎아 예리하게 날을 세워 내게 건네준다.
식당 뒷편 곰탕을 만들 곰국이 끓고 있고,
계곡으로 나란히 선 처마에서 잠시 퍼부은 빗물이 낙숫물 되어 떨어진다. 잠시 처량한 생각.
식기당번 노역에 이력이 붙은 식당조의 여유, 담배 한 모금.
내가 놓은 십반은 다시 교정을 받아야 했고...
잘 다듬어진 기둥재가 속속 적재진다.
조심조심. 손조심. 허리 조심
부슬부슬 하루종일 황사비가 내렸다. 오후 부자재 반입, 25일 반입한 것과 오늘 반입한 것의 송장을 함께 가져와서 대조하라니 난감했다. 비는 내리고 치목장을 함께 쓰는 29기와 우리기의 전동공구 소리는 귀를 찢고, 빗 속에서 자재를 검수하다가 식당에 내려가서 다시 견적서와 대조해도 자재별 수량파악이 안 된다. 부재 개수만 파악하여 운반기사에게 주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한다. 나중에 그와 함께 검수를 하며 검수요령을 익혔다. 그와 함께 하면 되는 것을 나 혼자 하며 힘들어 했던 것이다.
비는 내리고 꿀꿀하고...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붓글씨를 쓰고 늦게 내려와 대충 씻고 나서, 차를 타고 학교를 내려와서 휴식년중인 계곡쪽으로 가다가 방범등 아래에서 차를 세우고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집에서 가져온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4.28. 목 5℃~16℃ 오전 비 오후 갬
도리 깎기
어제 내린 비 앞산 죽엽선 너머 양구쪽 1198m 의사명산은 흰눈으로 덮여 있다.
일주일 내내 오락가락 비때문에 중단했던 검도강좌. 치목장 안에서 전천후 강좌가 가능하게 되었다.
오늘 새로 배움. 전진 머리 손목 치기 연속동작.
이론 강의
기기둥의 중심에 수직이 아닌, 지표면에 수직으로 먹줄놓기. 그리면 먹줄은 때로 심재쪽으로 비직선. 그렇게 둥근 기둥이 깎이는 것.
8각, 16각, 32각, 그렇게 둥근 모양을 향해 나아간다. 모난 부분이 반복하여 깎여 나가 둥글해 진다.
사람도 그리 모난 부분이 자꾸 연마되고 수양되면 원만해지는 것.
박상규 모범생도. 가만히 그의 모습을 살폈더니, 저녁에도 모범생이더군. 슬그머니 나가서 목운동에도...
저녁나절 모처럼 저녁노을을 만나다.
소변을 보러 식당에 내려와 식당아줌마가 준비한 옥수수로 간식을 먹는 시간 외에 일에 열중.
인간은 각자의 그릇대로 그 가치관의 잣대로 외부의 자극을 수용하는 것이다. 때로 과거의 어떤 아픔이나 상처로 인하여 사실이나 현상을 왜곡되게 반영하거나 수용할 수 있다. 콤플렉스다. 마치 이지러진 그릇이나 깨진 거울 볼록거울 오목거울이 객체를 그 자신의 이지러진 모양대로 잘못 반영하듯.
인간 언어의 한계: 새들의 지저귐 한 가락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언어. 게다가 생각의 영역에서 한 발만 앞으로 나가도 벌써 오차가 생기고 왜곡이 발생한다. 다시 그 언어에 매이거나 현혹되기도 하고... 사실과 동 떨어져서...
4.29. 금 05:00 2℃~19℃ 구름조금 오후 구름 오늘 밤부터 서해안 비...벼락 동반 예보
하루종일 도리깎기
화목함을 자랑하는 '5조' 연마의 기술을 습득하고 전수에 임할 태세.
거제의 멋쟁이 "순안"아우, 대팻날 날세우기에 감을 못잡고 애를 쓰는 나를 찾아와 친절한 조언.OK! 아우님, 내 조만간 배후령 너머 우두벌 소양강가에서 송어회로 한 잔 쏠랍니다.
"병국"씨 그리 앞에 나서지 말랑게. 봐라! 회장님보다 키큰 사람 당신 말고 더 있나? 자세를 낮추라 했지.
환상의 콤비조 "2"조
에그 이젠 당구장 소규모식당....거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면 "10만원!" 에그 가련한 골초들
잠시 치목장을 함께 쓰고 있는 26기선배의 호의로 간식시간. "먹거리 가지고 장난하는게 아닌기라.." 근일형님 말씀
장씨 집안 형제들의 멋진 콤비네이션 작업. 지면에 수직되게 먹줄을 튕기면 이렇게 心材쪽으로는 구불구불이 될 수 있다. 그리 대팻길이 나며 완벽한 원형의 도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잠시 황당했던.
그러나 그나름 어떤 배움으로 또 한 주를 보낸다.
處世不求無難 世無難則驕奢必起 驕奢必起欺壓一切 了難境界 體難本妄 難亦奚傷
是故大聖化人 以患難爲解脫 佛家의 보왕삼매론 한 귀절을 음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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